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예비창업패키지 120% 활용하는 법, 장단점 비교

잘 나가는 기업은 정부지원사업 쳐다도 안 본다

필자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약 5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글에서는 20년도 특화분야 예비창업패키지 후기와 정부지원사업 장단점, 그리고 마지막에는 지원사업의 활용도를 120%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솔직히 예비창업패키지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다......

예비창업패키지란

예비창업패키지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개괄적으로 설명을 하면서 시작하려고 한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사업자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예비창업자가 아이디어를 사업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의 지원사업이다. 매년 상반기 1번 하반기 1번으로 최소 2번의 모집기간이 기본적으로 있다. 그리고 정부의 방침과 사회적 상황에 따라 추경예산이 배정되면 1~2번 정도 추가로 모집할 가능성이 꽤나 높다. 올해 같은 경우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대면 분야에 한정해서 예비창업자를 모집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필자의 경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생겨난 빅데이터 특화분야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현재 정보화진흥원(NIA)의 케어를 받고 있다. 특화분야는 전문성이 짙어 해당 분야에 멘토링이 가능한 전담기관과 멘토링을 해주는데, 내 사업의 경우 빅데이터 분야기 때문에 정보화 진흥원과 매칭이 된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정부지원사업의 장단점을 얘기해보겠다. 



정부지원사업의 장점

1. 사업화 지원금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빚을 내서 사업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을 해준다는데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물론 사용할 수 있는 비목에 제한이 있다. 하지만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협약기간에 한해) 등 대부분의 용도에 사용이 가능하다. 사업비를 사용하는데 절차가 조금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지만 지원금을 받았으면 절차에 따르는 것이 의무이자 책임이다. 이에 대해서는 단점 파트에서 더 자세히 얘기하려고 한다.


최대 1억 원까지 지원을 해준다고 하지만 평균적으로 5100만 원이 나온다. 1억을 받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긴 한다고 들었다. 평가 위원들이 사업계획서를 보고 판단했을 때 많은 인건비와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지원금이 더 많아진다. 


2. 멘토링

예비창업패키지에는 멘토링 제도가 있다. 멘토들은 선배 창업자, 전문직(주로 회계, 법무, 특허 등), 엔젤투자자, VC, 교수 같은 사람들이 멘토들이다. 이들과 한 달에 2번 필수적으로 만나서 멘토링을 받아야 한다. 


멘토와 함께 사업에 대해 상의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멘토링의 퀄리티는 천차만별이다. 만나서 경영학 강의만 하다가 가는 멘토도 많이 있다. 내 아이템과 멘토의 전문 분야가 다르면 실질적 도움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런 경우 멘토를 교체하면 된다. 아무쪼록 함께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토론해줄 경험 많은 선배가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든든하다. 


평소 소극적인 성격이거나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강제로 사회생활 선배와 만나게 해주는 이 제도가 아주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멘토의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 보통 멘토 분들은 인맥이 넓다. 그들의 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창업자 분들과 자리를 주선해주기도 한다. 멘토들은 여러 창업자를 만나고 다니기 때문이다.


멘토를 잘 만나서 여러 스타트업 관련 강의에 서는 사람도 있다. 필자 역시 다음 달에 멘토 분과 함께 기업가정신에 대한 강연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런 멘토를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120% 활용하기 파트에서 자세히 언급하겠다.


3. 네트워킹

11월 4일 서울 오픈스퀘어-D에서 열린 정보화진흥원(NIA) 네트워킹 행사 

저번 주에 정보화진흥원(나의 전담기관)에서 주관하는 네트워킹 행사에 다녀왔다. 예비창업패키지 선정자들이 모이는 자리였고 추가로 선배 창업자,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이사, 투자자들도 초대를 해서 명함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동료 창업자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님처럼 내가 개인적으로 절대 못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기관을 통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투자자 분들도 오시기 때문에 행사 자리에서 자연스레 내 아이템을 설명드릴 기회 역시 아주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https://m.etnews.com/20201105000073 -> 행사 보도자료


4. 전담기관의 후속 지원

매니저님이 가끔씩 갑자기 전화를 주신다. 이번에 어떤 사업이 나왔는데 내 사업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 알려드린다면서 정보를 많이 주신다. 또한, 정보화진흥원을 통해서 신용보증재단이나 기술보증재단에 보증을 신청하면 업무 프로세스가 좀 빠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직접 찾아가는 것보다 더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다. 후속 지원에 대한 점은 전담기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니 담당자와 친하게 지내서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지원사업의 단점

1. 서류 업무

스타트업의 장점은 빠른 실행력이다. 그러나 정부지원을 받는 순간 공무원처럼 일해야 한다. 서류 업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 세금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명한 자금 집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서류가 많고 프로세스가 꽤나 복잡하다. 


전담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업비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사전승인 -> 제품 or 서비스 구매 -> 사업비 지급 요청 -> 입금>



제품을 카드로 구매할 때와 계좌이체할 때 필요한 서류가 다르며, 외주용역비 집행의 경우 더 복잡한 서류가 요구된다. 이런 서류를 준비하는 시간과, 담당자가 승인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참고로 필자는 한 번에 승인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이 단계를 여러 번 거쳐야 했다) 전담기관에서 주관기관으로 서류가 넘어가는 시간, 사업비 입금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하면 최소 2주에서 1달, 서류 준비 기간에 따라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외주업체도 정부지원사업 자금이면 차라리 프로젝트 수주 안 하고 말겠다 라고 배짱 장사하는 업체도 흔히 볼 수 있다. 협조해야 하는 외주업체 입장에서도 너무 복잡한 프로세스인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절차는 스타트업의 실행력을 늦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서 진짜 잘 나가는 기업은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는 것 같다. 텐투고의 내년 목표는 지원사업 없이도 충분한 매출을 만드는 것으로 잡았다.

 

2. 짧은 협약기간 내 성과 내기

대부분 사업화 지원 정부사업은 협약 기간이 6개월이다. 그리고 예비창업패키지 같은 경우 6개월 이내에 시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협약 종료 1달 전에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피봇을 해야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서류용 시제품 하나 만들어 놓고, 진짜 새로운 시제품 제작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고용 창출의 의무도 있다. 물론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사업비 구조상 고용을 안 하고는 전액을 소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직원이 늘어날 때마다 창업자 입장에선 리스크가 급격히 커진다. 협약 기간이 끝나면 이 직원의 월급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과연 6개월 내에 순수 영업이익 내에서 월급을 지급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얼마나 될까? 물론 현재 정부의 주요 성과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창업자 입장에서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지원사업 120% 활용하기

1. 네트워킹 행사 무조건 참석하기

위에서 언급했듯, 네트워킹을 통해 개인적으로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정부기관이 주최한 네트워킹 행사의 장점이다. 대기업 관계자들도 정부기관의 초대에 쉽게 거절할 수 없다. 그들도 관계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의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인맥의 범위가 확 넓어진다. 내 아이템을 인상 깊게 생각해준 사람들이 주변 창업자들에게 입소문을 내줄 것이고, 입소문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필자는 당장 네트워킹 행사에서 만난 사람뿐 아니라 그 사람의 주변 지인까지 어느 정도 내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2. 멘토 잘 고르기

멘토풀에 정식으로 등록된 멘토 수는 엄청 많다. 그중에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멘토를 잘 고르면 내 사업의 질이 달라질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멘토이다. 필자 같은 경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직접 기업을 창업해본 경험이 있는가?'였다. 그래서 되도록 전문직, 교수생활만 해본 멘토는 배제했다.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는 투자자 멘토이다. 결국 스타트업은 돈이 제일 중요하지 않은가. 투자 유치 가능성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사업에 대한 통찰력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업 분야를 접하기 때문에 내가 볼 수 없는 관점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너무 감사하게도 필자의 멘토님은 창업 후 M&A 경험까지 있으시고 현재 개인엔젤투자자 회장까지 하고 계신 분이다. 멘토님을 따라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 뵙고 있으며 창업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필자는 내년에 투자유치 계획이 있기 때문에 남은 협약기간 동안 멘토님과 소통하며 투자자의 사고방식에 대해 많이 배울 예정이다.


3. 다른 지원사업 신청하기 전에 담당자한테 꼭 전화해보기

사업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신청도 여러 번 할 것이다. 지원서 제출하기 전에 담당자에게 꼭 한번 전화를 해보길 바란다. 협약기간이 끝나도 상관없다. 예상치 못한 팁이 나올 수도 있고, 혹은 해당 기관과 연계되어 있는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을 수도 있다. 전담기관 입장에선 본인들이 키워낸 기업이 계속 성장하길 바란다. 그래야 성공사례가 나오기 때문이다. 밑져야 본전이니 사업 신청 전에 꼭 전화를 해서 담당자를 귀찮게 해 보자.



대구 경북 기반 스타트업 텐투고

프라이스 엔지니어 이재홍

퍼포먼스 마케팅 & 시장조사 & 가격전략 컨설팅

e. 10togo.manager@gmail.com

https://thepriceengineer.com

작가의 이전글 대표가 번아웃이 와서 일을 안 해요(창업일기 Ep.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