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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로서 책임감 있는 게으름을 선언하다.

텐투고 스타트업 클럽

벌써 밤 10시, 오늘도 뭉친 뒷목을 주무르며 노트북을 덮는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보내고, 친구들 카톡에 답장도 못했지만 왜인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 주당 60~70시간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아니, 심지어 더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스터디언 채널에서 누군가의 인터뷰를 보던 중, 한 문장이 뇌리에 박힌다.


"쓸데없는 주인공 의식은 버리세요"

나는 일을 많이 하면서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일까? 바쁘지 않은 나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산성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일을 위임해야 된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비용을 아낀다는 이유였다. 굉장히 그럴싸한 좋은 핑계다. 하지만 진짜 부족한 것은, 통장 잔고가 아니었다. 진짜 부족한 것은 나의 쓸데없는 주인공 의식을 내려놓을 용기다. 나는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나는 이렇게 많은 것을 성취해냈어 라는 것을 주변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제 나는 게으름을 선언한다.
책임감 있는 게으름을 선언한다.

내가 잘하면서 좋아하는 일만 하려고 한다. 가장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이 그것이다. 그 외의 업무는 모두 위임한다. 내가 싫어하는 일을 분명히 누군가는 좋아한다. 그게 아니라도 충분한 보상을 준다면 맡아줄 사람은 많다. 심지어 내가 준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조차도 위임을 해야 된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그것이 역설적으로 책임감 있는 일이다. '나'라는 자원을 회사를 위해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나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준 책 '레버리지'에서 재미있는 통계치를 소개했다(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부유층의 44%는 빈곤층보다 주당 11시간 적게 일한다고 한다. 

전일제로 일하는 부유층의 86%는 주당 20시간을 일한다.

빈곤층의 57%는 주당 50시간을 일한다.

부유층의 65%는 3~5개의 생산 수단을 갖고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나는 빈곤층에 속해있다. 빈곤층은 돈이 없으니까 많이 일하는 것이라 생각하는가? 명쾌한 답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렇게 한번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오히려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가난한 것은 아닐까? 부유층은 일을 적게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부유해진 것이 아닐까? 


레버리지는 당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아웃 소싱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레버리지는 당신의 목표와 비전에 따라 당신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다. 당신이 행복한 삶과 시간적인 자유를 원한다면 더 열심히, 더 오래 일하라는 성공의 법칙이 근거 없는 망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실 이미 알고 있던 개념이긴 하다. 최소노력의법칙, 초생산성, 나는4시간만일한다 등의 책에서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다만 어떠한 이유로 레버리지라는 책의 메시지가 내게 더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실천으로 제대로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책들이 더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목표를 세웠다. 주당 딱 40시간만 일하기. 그러기 위해서는 20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내가 해야 하는 잡무 하나를 친구에게 맡겼다. 그 친구에게는 아주 괜찮은 조건의 부업이다. 덕분에 주당 4시간을 확보했다. 주 40시간만 근무하기를 달성하면 또다시 목표를 상향 조정하여 20시간만 일하는 것에 도전해야겠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꼭 시도해보길 바란다. 


진정한 레버리지를 위해서는 나의 비전과 미션을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비전에 대해 모르고 있다. 이것이 레버리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아닐까.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내 가치와 상관없이 부가가치가 낮은 일, 잡무 등은 무조건 위임을 해야 된다. 그러니 지금 바로 가장 간단한 일부터 위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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