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생 엄마가 되다] 꿀렁꿀렁 신비로운 태동

by 이하린
25년 11월 17일 정밀초음파.

사랑스러운 링링. 오늘은 11월 19일, 21주 차야.


얼마 전부터 드디어 태동이 시작되었어.

병원에서 20주 차쯤에 느낄 수 있을 거라 했는데, 역시 19주 차 후반~20주 차 즈음에 확실히 느껴지더라.

점심 미팅을 가는 버스에서 배에서 뭔가 ‘툭’ 치는 느낌이 들어 손을 올려보니 두어 번 더 ‘툭툭’ 치더라고.

너의 발차기였겠지?

그 느낌이 무척 행복했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그날을 시작으로 태동은 하루가 다르게 활발해지고 있어.

작은 물고기가 엄마 뱃속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꿀렁거려.

특히 아빠랑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때나 밤에 자려고 똑바로 누웠을 때 네가 종종 신호를 보내와.

최근에 엄마는 요가 수련을 다시 시작했는데, 사바아사나 시간에도 태동을 느끼고 싶어 매번 배에 손을 올리게 돼.

임신 전에는 전혀 상상도 못 하던 일이지.

앞으로도 태동이 점점 더 강해지겠지? 아빠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힘껏 차주렴.


그저께는 한 달 만에 병원에 가서 대망의 정밀 초음파를 봤어.

말 그대로 링링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밀하게 살펴보는 거야.

링링의 뇌부터 손가락, 발가락, 콩팥, 심장 등등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데만 거의 20분이 걸렸어.

네가 발 한쪽을 쉽게 보여주지 않아서 선생님이 조금 애를 먹었지.


9mm 아기집에 점처럼 붙어있던 링링은 어느새 20cm 넘게 커 있더라.

어쩐지 엄마 배가 점점 불룩하게 나오더라니, 정말 폭풍 성장이야.

엄마는 초음파를 보는 내내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어.

아빠가 옆에서 계속 “우와, 우와” 거리는 바람에...

그리고 이목구비가 잘 보이지도 않는데 벌써부터 잘생겼다고 난리야. 도치아빠가 되려나 봐.

아무튼 모든 게 정상이라고 하니 또 한시름 덜었다! 늘 고마워.


엄마는 요즘 식욕이 아주 좋아.

뭘 먹어도 맛있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화가 금방 잘돼.

마음껏 입에 넣다 보면 살이 너무 찔 것 같아서 조금은 자제하는 중이지.

가끔은 그냥 다 내려놓고 당기는 대로 다 먹을까, 싶다가도 나중에 다이어트할 생각을 하면 아찔해져서 참게 돼.

물론 링링만 건강하게 잘 큰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엄마의 관리도 필요하긴 하니까.

넌 지금 주수대로 딱딱 맞춰 성장하고 있어. 막달까지 우리 같이 힘내보자.


아빠가 태담을 늘리고 있는데 링링에게 들리는지 궁금해.

내년 3월까지 꾸준히 배에 대고 말을 하면 태어났을 때 네가 우리의 목소리를 알아들으려나? 그럴 거라 믿으며 앞으로 더 많이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줄게.

다음 달엔 입체 초음파로 링링의 얼굴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

또 한 달을 애타게 기다려봐야겠다.

뱃속에서 재미있게 지내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엄마에게 사인을 보내주길.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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