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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왈 Feb 14. 2018

서로를 위한 ‘Food Market'

중국 이방인의 기록 12


‘Green Fingers' 청년 조직은 새롭게 개업한 식당 앞에서 'Food Market(食材超市)'라는 판매대를 운영한다. 이 곳을 담당하는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기농법을 이용한 농업이 현재 중국 사회에서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조직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유기농업에 참여하는 농부들 서로의 활동을 지지하고 협력하고자 한다. 유기농업, 청년들의 귀농 행위가 현재는 미미하나 지속적으로 이 흐름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자신이 구입하는 농산품에 담긴 이야기를 듣는 소비자


농장이나 식당을 찾은 방문객은 판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농산물 포장지 속 청년 농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북경에서 일하고 있던 두 젊은 청년은 결혼한 후 고향 농촌으로 돌아갔다. 아버지 농장에서 아몬드를 심기 시작했다. 허베이성은 중국 북부에 위치한 겨울철 매우 춥고 건조한 지역이라 아몬드를 재배하기 유리하다. 다만 유기농법을 통한 재배방식은 이 청년 농부들이 새롭게 시도한 것이었다. 유리한 자연조건과 앞 세대의 농업 경험만 가지고는 만만하게 덤빌 수 없는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청년 농부 부부는 결국 유기농 아몬드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다. 헤이룽장성에서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20대의 청년 또한 대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시작한 경우다. 고향을 떠나 상하이의 대학에 입학, 4년 뒤 졸업해 대기업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나 바쁜 도시생활과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도시 회사원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귀농을 선택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처음에는 심했지만, 점차 아들의 노력과 성과를 보며 아들의 선택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청년 농부 부부가 생산한 유기농 아몬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청년들의 남다른 선택과 노력에 마음이 동한다. 더욱 정성이 들어간  상품을 구매하면서 나도 이 청년들을 지지하는 행위, 자연을 생각하는 소비를 한다고 믿는다.  이처럼 농장,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농산물 속의 이야기를 듣고 구매까지 하게 된다. 판매대는 판매 및 홍보채널이 부족한 청년 농업가, 유기농업 농부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기서 구매한 사람들 중에서는 나중에 그 농장으로 찾아가거나, 그들의 온라인 판매처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Food Market(食材超市)' 판매대의 탄생은 사실 Green Fingers의 근본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데서 시작한다. 농장에서 생산하는 품목에는 한계가 있다. 아몬드, 쌀과 같은 농산물은 북쪽 지역에서 생산하기가 더 유리하다. 또한 Green Fingers의 유기농산물을 주문하는 고객 수가 재작년부터 급증했다. 이러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다른 지역의 농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농장에 없는, 부족한 것들을 보충할 수 있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 이것이야 말로 현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상호 이익, 상호 호혜적 관계(Mutually benefiting relationship) 아닌가! 현 정부가 외치는 세계적 범위에서의 상호 호혜적 관계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대륙 안에서 청년 농부들이 주도하여 스스로 지역 간의 상호 호혜적 협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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