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편. 나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3부 : 자아의 해체와 우주적 통합

by 우라노스


우리는 늘 ‘나’라는 경계 안에서 살아간다.

이름, 기억, 감정을 통해 나를 정의한다고 믿으며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어디까지가 나일까?



내 몸의 끝까지일까?

내가 기억하는 세계 전체까지일까?

혹은 우주 전체와 연결된 흐름까지 포함될 수 있을까?






자아는 실체인가, 아니면 하나의 구성물인가



심리학은 자아를 경험과 기억이 엮여 만들어낸 ‘구조화된 이야기’로 이해한다.

뇌과학 또한 자아가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매 순간 업데이트되는 인지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즉 자아는 ‘존재’라기보다 해석과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조정되는 패턴에 가깝다.


명상이나 몰입 상태에서는 이 자아의 구조가 잠시 약해지며 ‘나’와 ‘세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이 나타난다.




뇌영상 연구에 따르면 이때 자기참조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의 활동이 줄고, 감각·공감·상상과 관련된 영역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다고 한다.

자아가 사라진다기보다 인식의 방식이 바뀌는 전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해체는 소멸이 아니라 전환의 가능성



자아의 해체란 곧 붕괴가 아니다.

오히려 더 넓은 구조 속에서 새롭게 재편성될 수 있는 여지가 열린다는 뜻이다.

심리학과 인지과학은 자아를 유지하는 시스템이 아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하며 스스로를 구성하는 구조로 본다.

이 틀이 느슨해질 때, 기존의 ‘나’를 넘어서 새로운 관점과 연결의 가능성이 드러난다.





이미 일상에도 존재하는 확장의 순간



자아의 확장은 특별한 경험 속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응원 열기 속에서 하나의 울림으로 섞일 때, 깊은 교감 속에서 경계가 사라질 때, 밤하늘을 바라보다 자신이 더 큰 흐름의 일부임을 느낄 때 —


이 순간 뇌는 실제로 자아 중심의 인지 패턴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 결과 감정과 사고의 작동 방식도 미묘하게 달라진다.





삶은 개인의 관점이 아니라 관계와 구조의
시각에서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철학과 종교가 미리 제안해 온 시선



불교는 자아를 실체로 보지 않고 인연으로 이어진 흐름이라 설명한다.

힌두교의 아트만-브라흐만 개념은 개별 자아가 결국 우주적 의식의 일부라고 말한다.

스피노자는 인간 정신을 무한한 자연의 한 조각으로 보았다.

오늘날 인지과학은 자아를 작동 방식으로 이해하며 그 오래된 사유들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결국 자아의 해체는 더 큰 통합으로 향하는 한 단계일지도 모른다.





확장된 자아가 던지는 다음 질문들


자아가 넓은 인식으로 확장될 때

감정은 어떤 방식으로 다시 작동할까?

기억은 어떤 기준으로 다시 쓰이게 될까?

현실은 정말 객관적인가, 아니면 의식이 구성한 결과물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멈춰 서는 듯하지만

실은 새로운 인식의 질서가 열리려는 순간에 다가와 있다.





끝에서 시작되는 탐구




나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곧 의식이 어디까지 바라볼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 된다.


그렇다면 이 결론은 끝이 아니다.

다음 탐구를 향해 열려 있는 하나의 문일 것이다.


‘나’라는 파동이 흩어진 이후에도,

사유는 계속 이어진다.

우리는 질문으로 살아가며, 질문 속에서 계속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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