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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에몽 Nov 30. 2021

프로젝트수업_함께 살아가는 이유? (3)

그게 정말 단점일까?

그림책과 동화책으로 프로젝트 후에 세번째로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앞의 활동을 보지 않으셨다면 아래를 보고 와주세요.


첫번째. 목기린씨 타세요 https://brunch.co.kr/@uraura/10

두번째. 목짧은 기린 지피 https://brunch.co.kr/@uraura/11


두 번의 공모전이 끝나고 나면 이제 마지막으로 정리를 합니다.

아이들은 한껏 뿌듯한 마음입니다.

두 마리 기린을 모두 우리가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 성취감.



칠판에 두 기린을 붙이고 질문합니다.

"두 기린이 사는 곳은 어디였지요?"

- 목기린씨는 화목마을, 지피는 초원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었죠?"

- 목기린씨를 버스를 못 타서 고생했고, 지피는 생존의 문제가 있었어요.



"만약 두 기린이 사는 곳이 달랐다면?"

그리고 칠판에 적힌 장소를 바꿉니다.

목기린씨는 아프리카 초원, 지피는 화목 마을. 


아이들의 입에서 알 수 없는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그 탄식은, 선생님이 앞으로 할 이야기를 깨달은 것일 수도 있고,

그동안 했던 공모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이 느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때요? 두 기린이 사는 곳이 달랐다면?"

- 목기린씨는 초원에서 긴 목을 뽐내며 잘 살았을 테고

- 지피는 짧은 목 덕분에 버스에 잘 탈 수 있어요.




환경을 바꾸니 단점이 멋진 장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그 특성을 단점으로 만드는 것은 환경일지도 모릅니다.

특성은 특성입니다. 장점도, 단점도 아니고 그저 특성으로 존재하지요.




인클루시브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함부로 단점이라 판단하지 않는 '우리의 시선'이 우선되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목기린씨가 문제가 아니라, 지피가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어떤 상황이 되면 마주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기를.




이런 마음으로 교실을 운영하다 보니,

평소에도 잔소리를 참 길게도 합니다.

혼을 내기 전에 여러 절차를 거칩니다.

1. 억울한 점이 없는지 충분히 들어줍니다. 

2. 왜 혼이 나는지 설명을 해줍니다. 

3. 그 특성이 어떻게 되면 장점이나 좋은 점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4.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하는 바른 행동도 알려줍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시간은 좀 걸리지만,

그것을 듣는 아이도, 지켜보는 아이도,

경험하고 느끼며 배운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과 했던 활동은 아래 활동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단점을 붙여 봅니다. 

원한다면 익명으로 써도 괜찮아요. 

더불어 단점이나 부족한 점을 모르겠다면

내가 그동안 들었던 잔소리를 생각해 보라고 하면 좋습니다. 


그 후 서로 친구의 단점 앞에 모여 고민합니다.

그 단점이 어떻게 하면 장점이 될까,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말이죠.

그리고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작은 포스트잇을 활용해 덕지덕지 붙여 줍니다.


충분히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단점과 그에 붙은 포스트잇 댓글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갈지 자신의 삶에 관해 글을 쓰며 마무리합니다.





이런 그림책은 많습니다.

특성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죠. 




제가 쓴 그림책 <이게 동그라미라고?>에서, 

파랑새가 무당벌레를 데리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이유는

세모 모양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세모만이 옳다고 믿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아이들이 가진 모양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함부로 단점으로 단정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그러려면, 충분히 자주,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 받는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

그러니 부디 옆의 아이에게, 또 나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를 존중한다고 말해줄 수 있기를,

교실에서 세상으로 보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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