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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bandaddy May 28. 2018

아빠 육아휴직 3개월 차, 내가 마주한 변화 4

아내와 발전적인 관계 형성 

아이가 생기기 전, 내가 다짐했던 것이 있다.

육아의 Information Gap을 어떻게든 줄여보자


대개 아이를 갖기로 계획하고 아내가 임신을 하는 순간부터 다방면의 육아 정보에 노출되기 시작한다. 특히 예비 아빠보다는 예비 엄마가 훨씬 많이 노출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주변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개인적 경험을 근거로 설명하시고 육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조언 중에는 물론 미리 알면 좋을 수 있는 지혜들도 있지만, 때론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푸념들도 꽤 많다. 군입대를 앞둔 청년이 현재 군생활을 하고 있는 장병 또는 예비역에게 듣는 조언과 비슷하다고 할까. 
대개 주변을 통해 듣는 정보를 토대로 육아의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내가 아내를 통해 접했던 정보를 개략적으로 구분해 보면 1) 아이가 생기기 전 구비해야 할 아이템, 2) 출처를 모르지만 어느새 육아계에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들, 3) 각자가 가지고 있는 육아관 4) Best practice & Lesson learn, 5) 본인의 사례를 통한 느낌 등이었던 것 같다.


많은 정보 중에 내 시선을 끌었던 건 ‘육아를 하며 자연스레 밀려나는 아빠의 입지’였습니다. 엄마들 위주의 현상 설명이라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통적으로 이러한 맥락이 엄마 간 대화 속에서 발견되는 것은 육아 경험과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아이가 생기면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신생아 때부터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는 무엇이든지 해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이에게 기본적으로 해야 할 활동들 예를 들면 기저귀 갈기, 밥 먹이기, 재우기, 유모차 산책 등을 전부 할 수 있도록 해보았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전담 육아를 하기 전 나의 포지셔닝은 '완벽한 식스맨', 어떤 일이 주어지던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이길 바랬다.

정보와 경험의 습득량은 엄마에 비할바 못되지만, 간극을 줄이려고 했던 그 노력들이 지금 전담 육아를 하며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경험이 쌓일 토대가 사전에 어느 정도 마련되다 보니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엄마와 육아문제와 관련한 토론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엄마의 의견대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 공유를 통해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대등한 대화가 가능해지면 ‘신뢰’가 형성이 되고 서로가 자신을 보듬을 수 있는 약간의 ‘공간’을 갖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엄마도 아빠를 믿고 아이를 맡기고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하루 이틀까지도 말이다. 육아의 전제가 ‘내가 잠깐의 시간이 필요할 때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아이를 볼 수 있는 건 나뿐이라 가질 수 없다’의 차이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전에는 모든 것을 엄마에게 물어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게 되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아직까진 부족할 수 있어도 적어도 상황 파악과 대화가 가능하여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한 관계. 서로에게 편히 자기 시간을 줄 수 있어 더욱 지속가능성이 확보되는 관계로 변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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