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여행할 땐, 책》
“욕망으로 인해 우리는 불행해지기도 하지만 욕망으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기에. 욕망은 삶을 향한 엔진이다. 욕망이 없는 삶을 나는 상상할 수 없다. 단지 어떤 욕망을 버리고, 어떤 욕망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 김남희, 《여행할 땐, 책》
요즘 세상은 워라벨과 퇴사와 여행을 응원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을 구식인 듯 본다. 하지만 우린 모두 각자의 욕망으로 살아간다. 선택지와 선택 결과가 모두 다를 뿐, 욕망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욕망은 생리적, 생물적 욕구나 일시적인 충동과는 달리 사회적 관계 속에 놓여있어 상호 영향을 받는다. 특히 요즘처럼 다 정체성을 갖고 다량의 정보가 쏟아지는 사회에선 욕망이 더 다양해지고 분화된다.
나 역시 욕망에 가득 차 있다. 작가로, 기획자로, 책방 운영자로, 연구자로, 그리고 딸과 아내로,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가끔은 균형 잡기가 어려워 휘청거린다.
욕망의 발화는 내가 어떤 나를 선택하느냐, 에서 시작된다. 즐기듯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내가 남부럽지 않은 영향력 가진 책방을 꿈꾸듯이, 당장 오늘의 글쓰기가 좋은 내가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연구자가 되길 바라듯이, 여행하듯 살길 바라는 내가 안락한 집과 일상의 루틴이 중요하듯이.
어떤 욕망의 선택 앞에 방황하는 것은 모순된 욕망 때문이며, 어떤 욕망의 선택 앞에 흔들리는 것은 더 절실한 욕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욕망은 상황과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또 다른 욕망이 샘솟게 된다. 어쩌면 영영 충족될 수 없는 게 욕망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욕망을 버릴 순 없다. 때론 욕망이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