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령, 《불안이라는 위안》
“무엇인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부정적인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 자체는 사실 중립적이다. 우리가 스포츠를 즐겨 보는 것이나, 복권을 사는 것 등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은 흥미를 유발한다.”
- 김혜령, 《불안이라는 위안》
우린 너무 많은 걱정을 하며 산다. 걱정의 반 이상은 쓸데없는 걱정이지만 램프 지니를 부르듯 시시때때로 걱정을 불러내는 램프증후군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걸까. 나는 확실하지 않은 내일에서 시작된다. 내 생각대로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만 같은 불안이다. 경험하지 않은 일은 모두 두려운 법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되기 힘들다. 계획대로 되어도 원하는 결과일지 알 수 없다. 인생에선 뜻밖의 일이 예상보다 흔하니까.
그리고 가끔은 예상치 못한 흐름이 나를 어느 언덕 혹은 물길의 끝까지 순식간에 데려다주기도 한다. 나도 지금 이 자리에 흘러왔다. 글 쓰는 삶도 책방 운영도 오늘의 삶도 예상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그 흐름은 계획이 아니라 우연히 만난 사람이 가져다주었다. 인생의 흐름을 기다리는 삶 또한 괜찮은 삶이지 않을까. 계획대로 될까 되지 않을까 움츠리는 삶보다 어쩌면 더 흥미로운 삶일지 모른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란 티베트 속담처럼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걱정이 걱정을 낳을 뿐. 내일의 걱정은 버리고 오늘의 흐름에 마음을 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