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우, 《작은 곰》
“잘해보려고 한 것뿐인데, 그저 살고자 한 것뿐인데 왜 이리도 힘든가요.”
- 이희우, 《작은 곰》
책방에서 손님이 책 추천을 부탁하면 종종 추천하는 책이다. 새끼 곰이 사랑이 넘치던 어미 곰의 죽음 후에 세상에 나아가는 이야기다.
“본래 삶과 죽음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걸까?”
붉은 피를 뿜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사랑한다고 말하는 어미 곰. 어미 곰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새끼 곰은 두려웠다. 하지만 어린 작은 곰은 세상으로 점점 나아갔다. 작은 곰은 이제 혼자 살아내야 한다. 배고픔 일지, 호기심 일지, 본능일지는 모르겠으나 작은 곰은 숲길을 헤쳐 나갔다.
숲은 만만치 않았다. 숲에서 여러 동물을 만나며 세상에 혼자 남겨진 삶의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아름다운 연못가에서 작은 곰은 흰 공작을 만나며 꿈이 생긴다. 작은 곰은 너무 아름다워 빛난다는 바다에 가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좀 더 힘을 내어 나아가지만 점점 자신의 잔혹함, 세상의 잔혹함, 삶의 잔혹함을 마주하게 된다.
잔혹하지만, 전혀 잔혹하지 않은 이야기다. 사실 세상은 더 잔혹하지 않은가. 잔혹이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세상이지 않은가.
“운명은 여기까지다.”
작은 곰을 데려온 것도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도 운명은 제 역할을 다했다. 운명은 저마다 나아갈 기회를 던져 줄 뿐이다. 헤쳐 나가느냐 마느냐는 오롯이 내가 결정한다. 나의 선택만이 남은 것이다.
작은 곰은 가장 아름다운 초록 잎을 가슴에 꽂고 “다녀올게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운명에 맞서는 건지, 운명에 따르는 건지는 모르겠다. 떠남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나는 운명에 의해 오늘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일까. 어디까지가 운명이고 어디부터가 나의 선택일까.
나도 작은 곰도 운명 이후의 삶을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