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외, 《책그림책》
“서른세 시간을 걸어간 후에 그는 텅 비어 있고 전망이 툭 트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영원히 그곳에 있겠다고 결심했다.”
- 밀란 쿤데라 외, 《책그림책》
다른 사람은 다 괜찮아 보이는 날. 괜찮다 못해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날.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나만 변변치 않아 보이는 날. 누군가 어깨를 툭 건드리며 “괜찮아, 잘하고 있어.” 하면 눈물이 투둑 쏟아질 것 같은 날.
다른 사람이 괜찮지 않다고 내가 괜찮은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괜찮다고 내가 괜찮지 않은 것도 아닌데 늘 그렇게 남과 나의 행복을 비교한다. 쿨 한 척 아닌 척해도 완벽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날이면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곳에 가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맘껏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야지. 그리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