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 Party: The AI Game 리뷰
걷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면 어떨까.
그 돈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땅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내가 소유한 땅에 AI를 이용하여 비현실적인 건물들을 올린다면 어떨까.
Block Party: The AI Game은 이런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 걸어서 모은 돈으로 실제 지도 위에 건물을 짓는 GPS 기반 AI 건축 게임이다. 어떻게 보면 뭔가 포켓몬GO의 부동산 버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게임은 산책, 건축과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느낄 만한 여러 층위의 재미를 품고 있다.
- 이 게임의 돈은 Energy이다. 한 걸음당 1 에너지를 준다. 만보를 채우면 보너스 1000 에너지를 준다.
- 걸으면서 이 게임의 지도를 보면 색깔별 Drop (동그라미)들이 있다. 가까이 가서 드롭을 누르면 두 가지 아이템이 뜨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취득할 수 있다.
- 지도는 이 게임을 하는 사용자들에게 공유되는 지도라서 이미 타인이 점유한 땅과 건물은 지도에 표시되어 나오고, 나는 그것들을 구매할 수 없다.
- 땅(건물의 면적)은 넓이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다. 뉴욕시는 작은 땅은 1만 에너지 이하, 대부분의 땅은 1만 - 10만 에너지 사이, 큰 건물은 10만 이상 정도의 가격이다.
- 구매한 땅에 건물을 지으려면 드롭에서 얻은 아이템들 2-3가지를 넣어서 조합을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이 아이템들이 건축이나 건물과 전혀 상관없는 생뚱맞은 것들이라는 것이다.
- AI는 자기 마음대로 섞어서 말도 안 되는 건물을 아주 신속하고 당당하게 고민 없이 바로 만들어준다.
- 그럼 이 만든 건물로 뭘 하냐고? 좋은 질문이다, 별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른 유저의 건물을 공격하거나, 다른 유저의 공격을 방어하는 아이템을 건물에 넣을 수 있다. 그리고 게임 내 이벤트 인기투표(Building Faceoffs)로 매일 점수를 얻거나 잃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건 별로지만, 게임이라 경쟁 요소가 필요할 것 같긴 하니 이해는 된다. 그래도 공격 차단 기능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파괴된 건물은 잔해로 남기도 한다.)
-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할 텐데 제작진은 이걸로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게임 내의 아바타를 꾸미는 요소도 넣었다. 그리고 매일 저녁 8시 - 9시 미니 게임으로 아바타 챌린지 이벤트를 (Runway Rivals) 한다. 개인적으로는 제작진의 불안이 만든 과잉처럼 보여 굳이 없어도 될 것 같은데 보면 참여하는 사람들이 아예 없지는 않은 것 같다. (4-50명 정도?)
- In app purchase 가 있긴 한데, 돈을 내지 않아도 전혀 불편함이나 아쉬운 감이 없다. 이걸로 이 게임을 비판하는 사람은 이 게임을 안 해본 사람이 분명하다.
- 현실 세계의 "걸음"이 가상 자산으로 전환된다. 걷는 것을 좋아하거나 많이 걸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건 일종의 '걸음 기반 투자 게임'이다. 현실의 건강과 가상세계의 자산이 동기화된다. 운동과 게임이 연결되는 방식이 '포켓몬GO'와 유사하다. 포켓몬GO 에서는 걸어 다니면서 지도에 나와있는 포켓몬을 AR로 보면서 잡아서 포켓몬을 수집하는 방식이고, 이 게임에서는 지도에 나와있는 DROP을 수집하고 이 드롭에서 나온 아이템은 창작의 재료가 된다.
- 지도 위에 직접 도시를 구성할 수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내가 익숙한 동네, 잘 아는 지역을 내 마음대로 가꿀 수 있다. 어느 동네가 인기 많은지, 어디에 사람들이 모이는지 등 지도를 보면 확인이 가능한데, 사람들의 도시에 대한 심리와 선호도를 엿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내가 좋아하는 동네의 내가 좋아하는 건물 면적의 땅을 사서 건물을 올리는 재미가 있다. 특히, 나만 아는 장소라면 더욱 재미있다.
- AI를 이용하여 건물을 만든다는 것. AI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데, 말도 안 되는 아이템들의 조합으로 건물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신선하고 재미있다.
- 아이템 수집하는 재미. 아이템의 수가 현재 3244개이다. 이 중에는 이벤트성으로 있는 아이템들도 있다. 워낙 다양하게 뜬금없는 아이템이 많고, 아이템의 급도 다채롭다: common, uncommon, rare, epic, legendary, mythic.
- 현실적으로 소유할 수 없을 땅을 사서 건물을 지어 모으는 재미가 있다. 모노폴리나 부루마블처럼. 다만, 이것을 너무 열심히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현실과의 괴리감에 약간의 현타도 느껴진다.
- 플레이어의 의도가 반영되지 않는 AI 생성. AI 이미지 만들기와 비슷하게도 결과물은 너무 랜덤하고 나의 의도와 무관하다. 내가 원하는 느낌이나 콘셉트가 완전하게 반영되기 어렵고, 디자인의 주도권이 많이 부족하다. 건물 생성 시 아이템을 전체 테마로 할지, 포인트로 줄지, 임의로 할지 정도의 선택 옵션은 있지만 부족하다. Parameter 조절하는 요소가 조금만 더 추가된다면 (ex. 수직, 수평, 재료, 높이, 분위기 등) 창작의 주체성이 더 강화돼서 좋아질 것 같다.
- 주제가 없는 Building Faceoffs 시스템. Building Faceoffs는 이 게임 내에서 건물의 인기투표를 하는 것이다. 건물을 비교해서 투표하는 것은 좋은데, 기준이 없다. 완전히 제멋대로다. 그래서 결과가 납득이 가지 않고, 참여하고 싶은 의욕이 안 생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여기에 일일 테마를 추가하면 이 건물 인기투표가 훨씬 풍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면, Which building would you want to party? 아니면 더 간단하게 Music Space 라던지, 아니면 그냥 한 단어로 Pets 라던지. 이렇게만 해도 주제에 부합하는 건물들을 사람들이 제출해서 좀 더 재미있어질 듯하다.
- 도시 맥락의 부재. 그래, 이것은 나온 지 1년 된 폰게임에 조금 지나치게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 일단, 모든 건물이 실제 건물의 용도와는 무관하게 완전히 섞여 있다. 실제 도시는 주거, 상업, 공업 등의 (SimCity에도 나오는) 식의 땅의 용도가 정해져 있다. 이 게임 내에서는 그런 개념이 없어서 가뜩이나 건물들 생김새도 말도 안 되는데 zoning 개념이 없어서 더더욱 혼돈의 카오스다. 뭔가 주거 구역에는 ai가 알아서 주거용 건물을 만들어 주고 공공성 높은 건물이 필요한 곳에는 그러한 건물을 만들어야 할 특수 조건의 아이템들을 이용해서 ai가 만들어 준다면 사용자들이 뭔가 진짜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 픽셀 아트의 한계. 이 게임은 전체가 픽셀 기반 2D 아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레트로 감성은 분명히 있지만, 디자인 표현이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다. 재료감, 볼륨, 비율 등의 건축적 디테일은 제대로 표현되기가 쉽지 않다. 완전한 3D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45도 view나 정면/측면 전환 정도의 기능만 추가가 돼도 훨씬 입체감이 생기지 않을까? (Starcraft 1 정도의 그래픽 수준이라도?)
- 지역 제한. 현재 이 게임은 미국, 캐나다 남부, 멕시코 북부 일부에서만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 게임이 많이 흥하게 된다면 아마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대륙으로도 진출할 수 있게 되겠지.
- 한눈에 내 소유 건물 보기 기능이 없음. 다양한 동네에 건물을 여기저기 지었는데 지도에서 내 소유의 건물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 내 땅과 건물을 한눈에 보여주는 요약 지도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전체 지도에서 내 건물들만 색깔이 칠해지고 나머지는 회색으로 표현한다던지.
- 땅 크기랑 건물 크기가 무관하다. 좁은 땅이면 건물이 작아야 하고 큰 땅이면 건물이 큰 게 당연한데, 게임 내에서는 좁은 땅에서 건물이 클 수 있고 큰 땅에서도 건물이 작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 파괴되거나 방치된 땅에 대한 제도가 없다. 건물은 누구에게든 공격당할 수 있고, 공격이 성공하면 공격자에게 건물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을 빼앗긴다. 아이템을 다 빼앗기면 건물은 부서지는데, 부서진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땅을 사놓고 아무것도 안 한 vacant 한 땅도 많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사람들이 점점 이 게임을 안 하게 되면서 아무것도 없는데 건드릴 수 없는 땅이 늘어날 것이다. 제작진은 파괴된 건물은 일주일 안에 다시 아이템을 채워서 다시 올리지 않으면 소유권을 박탈한다던지, 빈 땅도 일정 기간 개발을 안 하면 자동 환수를 한다던지 식의 시스템을 추가하면 도시가 유령도시가 되는 것을 막을뿐더러 더 활력 있는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땅의 가치가 면적으로만 결정된다. 현실의 부동산은 단순히 면적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게임에서도 땅의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넣어주면 좋겠다. 역세권, 공원, 강, 산, 해변 접근성, 재해 가능성, 용도 지역 구분, 지형, 토질, 광물 자원 유무 등의 수많은 요소들이 AI 건물 생성 시나 땅값 결정에 반영된다면, 단순한 게임을 넘어 도시 계획 시뮬레이터로도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쓰다 보니 아쉬운 점을 너무 많이 썼다. 나의 제안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도시와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오는 것이다. 이 게임은 나의 고정관념을 지나치게 흔들어줘서 내가 할 말이 많아진 것도 있다. 그만큼 신선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게임이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사람들의 걷기를 유도하기 위해, 어느 특정 시간에 걸으면 걸음 에너지 포인트 두 배 이런 식의 일일 이벤트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예를 들면 식사 이후 시간에, 사람들의 산책을 더 promote 할 수 있는 방향으로.
- 건물들을 합치거나 초기화하거나 매매 기능이 있다면 어떨까. 건물들을 합쳐서 더 크고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면? 땅에다 이미 건물을 지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더 좋은 아이템을 얻게 되어서 이미 지은 건물을 없애고 새로 짓고 싶다면? 아니면 돈을 모으기 위해 타인에게 건물을 팔 수 있다면?
- 쉽지 않겠지만, 작게라도 지도에 건물의 부피, 혹은 대략스러운 3D 형태가 구현되면 좋겠다.
Block Party는 단순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아깝다.
실제로 걸으면서 도시를 구성하고 나만의 세계를 짓는 가상 도시 설계 플랫폼이다.
산책, 건축과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해볼 만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 몇 가지 요소들이 추가 및 수정되고 도시의 질서를 반영하여 다듬어진다면 훌륭한 디지털 도시 실험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을 읽고 이 게임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밑에 링크를 누르면 게임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https://infinitegames.app.link/5ckiauoiSUb
이 게임에 대해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으시다면, 블락 파티 게임 위키를 참고하세요.
https://block-party-the-game.fandom.com/wiki/Block_Party_The_Game_Wi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