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보면 된다

가장 확실하고 오래 멀리 가는 방식

by urbansubstances

'하다 보면 된다'는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해서 해 본 말일테고, 주변인에게서 몇 번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이 말은 단순한 다짐이나 위로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누군가 이 말을 할 수 있을 때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이미 그 과정을 끝까지 살아냈거나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른, 성취를 해낸, 무언가를 꾸준히 해 온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평범하고 담담하지만 무게가 있는 강력한 말이다.


'어쩌다 보니 되었다'는 식의 나는 별로 잘하고 싶은 마음도, 별 생각도 없었는데 나의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고 우연이나 천운이 있어서 남들이 어렵고 힘들게 겨우 하는 것을, 혹은 잘 못하는 것을 나는 별 노력 없이 쉽게 잘되었다는, 뭔가 천재 먼치킨 만화 캐릭터스러운, 나도 어렸을 때에는 멋있다고 생각했고 동경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 보이고 심지어 피로감까지 느껴지게 하는 말과는 상당히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면 된다'와도 다른 말이다. 이 말은 뭔가 강압적인, 억지로 꾸역꾸역, 겨우 해내는 느낌이다. 이런 약간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느낌의 말과도 굉장히 다르다. 하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보통 짧은 기간에 급하게 무조건적으로 해내야만 하는 느낌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호흡이 긴 일에는 어울리기 힘든 말인 것 같다.


'하다 보면 된다'는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온갖 경험을 짧게 함축한 고백과도 같다. 그것이 크든 작든, 중요하든 사소하든, 이 문장의 키 포인트는 "하다 보면"이다. 화자가 어떤 상황이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멈추지 않았다는 뜻이다. 될 때까지 한다는 결연 하거나 악착같은 마음이 아니고, 어떻게든 빠르게 끝장을 보기 위해 편법이나, 정도에서 벗어난 길을 택한 것도 아니고, 그저 꾸준히, 무언가를 붙잡고, 계산하지 않고, 일상의 일부가 되어 당연한 마음으로 끝을 정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했더니 어느 날 보니 그것을 얻었다는 느낌이다. 오늘도 하는 것이 당연해져 버린 습관이 되어 시간이 쌓이고, 어느 날, 전혀 의식하지 못한 순간에 그 무언가를 얻어낸 자기 자신을 알아채는 것이다.

05088522.png 걷다가 걷다가 걷다 보면,

처음에는 안 되던 스쿼트 자세가 어느 날 부드럽게 나오고, 한 문장 쓰는 게 그렇게도 버겁던 사람이 두세 문단을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다. 하다 보면 어려운 것이 어렵지 않게 되고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가능해진다. 아주 미묘하고 자연스러운 전환이다. 사랑에서도, 일할 때에도, 다이어트 및 운동도, 어떠한 연습하는 것도 같은 원리로 적용이 가능하다. ‘계속한다’는 건 노력의 강도보다 지속의 밀도를 말한다. (물론, 노력도 열심히 어느 정도 이상은 해야겠지만)


결국 “하다 보면 된다”는 건 단순한 위로나 고집스러운 인내의 미덕이 아니다. 그것은 거대한 성취의 드라마가 아니라, 작은 선 하나가 수백 번 겹쳐지며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과 닮아 있다. 도시가 수십 년의 시간 속에서 서서히 바뀌듯이, 우리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반복 속에서 변한다. 중요한 건 급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은 미래의 확신을 약속하는 주문이 아니라, 오늘의 걸음을 계속 내딛으라는 다정한 안내다. 결국 우리는 어느 순간 스스로 놀라게 될 것이다. 멀리 돌아보았을 때, 출발점은 희미해지고,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높이에서 세상을 보고 있을 테니까. “하다 보면 된다”는 말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매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강력한 진리가 아닐까. 조급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 '느린 태도'는 우리를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깊이 나아가게 할 것이라 믿는다.


110dc048745505be466f23e5a4e5c3c7.jpg 결론: 그냥 해라. 그리고 계속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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