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업계에서 본사 사옥을 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빈번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 사옥이 매물로 등장했고 이지스자산운용-KKR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이 올초 매각되었으며,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남대문 사옥을 매각했습니다. 현대해상, 신한생명, 한화생명 등도 사옥 매각을 추진했으며 KB손해보험과 현대카드, 캐현대캐피탈 또한 소유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서울 중구에 신사옥 건립 중에 있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투자성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사들의 이같은 행보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내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때문입니다. '킥스'는 부동산 자산 위험계수 상승을 골자로 하는데요, 현재는 보험사 부동산자산의 위험계수를 업무용 6%, 투자용 9%로 계산하지만 K-ICS에서는 최대 25%까지 상승합니다. 이는 보험사가 1,000억원의 부동산 자산을 소유할 때의 준비금이 기존에 60억 ~ 90억이었다면 내년부터는 250억원의 준비금을 쌓아야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자산 보유를 위해 쌓아야 하는 자본이 크게 증가합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향후 자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고 다시 임차하는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거시적 배경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자본 확충의 안정성이 가장 큰 리스크 관리 중 하나인데, 최근 자본 조달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며 향후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나 제2금융사들의 경우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에 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부동산 자산 가격이 현재 고평가된 현 상황, 오피스 공급이 부족해 매도인 우위 시장인 현 상황에서 매각한다면 더 높은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한 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자산을 꼭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