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oWK21DTQ4X4
한 해를 되돌아보며, 가족들과 별장에서 오랜만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촌동네라 그런지 시끄럽고 분주한 도시의 소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저자가 살고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은 계절과 상관없이 여러 사람들로 분주하다. 조깅하는 사람, 타지에서 놀러 온 사람, 그냥 놀러 온 사람, 도산대로 뺨치는 수준으로 5분 간격으로 슈퍼카를타고 배기음으로 사람들 빡치게 하는사람 등등... 이런 도시와는 대조적으로, 고요하고 맑은 공기와 빌딩 없는 탁 트인 하늘 속 별 몇 개가 보이는 별장은 마음속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 집안은 명절에도 잘 모이지 않는 편이라 이번 송년회는 꽤나 의미가 있다. 각자도생 기질을 타고나서, 집안에 큰일이 있지 않는 이상 서로 전화통화로 안부인사만 하는 정도이니 말이다. 그것도 한달에 한번할까 말까 한다.
당연히 제사 같은건 안한지 오래이고, 우리 할아버지부터가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너희들 살길부터 찾으라고 매번 말씀하시던 분이다.
별장 2층에는 이전에 세팅해 둔 내 컴퓨터가 있다. 그래서 늦은 밤 시간이 남아, 컴퓨터를 켜고 오랜만에 브런치에 접속하게 된다. 예상은 했는데 조회수가 바닥을 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때랑은 상당히 비교가 된다. 확실히 브런치는 트래픽이나 전체적인 유동성이 좋지 못함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간 내 브런치 공간이 아니고 브런치 자체가 망할 삘이다. 카카오는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유저 자체가 책을 집필하고 판매하지 않는 이상, 브런치라는 공간은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응원하기로도 턱없이 부족하고, CPC 광고를 추진할 마음도 카카오 측에서는 없으니, 서서히 유저가 빠져나가다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없어질 일만 남은 거다.
세상이 미쳐버려 난무하는 AI 정보성 글에 인간성이 그리워진 몇몇의 사람들을 필두로, 유저 자체가 써 내려가는 에세이가 열광하는 시대가 오지 않는 이상, 브런치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 근데 요즘은 AI가 에세이도 쓴다. 웬만한 작가보다 잘 쓴다. 현재까지는 사진이나 짤과같이 AI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만, 글속에는 여전히 없다.
AI는 더 사람 같은 글을 써 내려갈 것이다. 로그 함수처럼, 복리의 마법처럼, AI의 학습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25년도에는 AI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AGI 기술이 발달하고, AI 자체가 비트코인의 단점을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코인을 만든 뒤, 그것이 비트코인을 대체하는 정신 나간 망상을 해보기도 한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부의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난 이런 정신나간 망상을 자주 하는 편이다. 가령 AI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 속에서 망상을 만들어낸다. 남들이 보기에 상당히 피곤한 스타일이지만 이런 망상 속에서 번쩍이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재밌기도 하고.
24년도는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해이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졸업이라는 타이틀 속 자산에 거의 근접했으며, 주변 지인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또한 브런치라는 공간 속에서 여름쯤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며,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된다. IT 업계 종사자, CEO, 학생, 군인, 전업 투자자, 다양한 성별과 나이대의 독자들. 각자 본인의 자리에서 꿈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이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 나는 생생하게 그려진다. 진짜로 그려진다. 마라톤 관중선에서 그들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 길을 먼저 달려온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라면, 배움과 성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 뿐이다. 남들이 보기에 느려 보이고, 안 될 것 같아 보여도 일단은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마라톤처럼 1등이 목표가 아닌, 느려도 완주했을 때 자기 극복 그 자체에 의미를 두듯이, 그 과정에서 얻은 성장에 더 큰 의미를 두듯이 말이다.
오래전에 광안대교에서 바다를 보며 친구들과 하프 마라톤을 뛰었던 기억이 있다. 백스코에서 완주를 끝마치고 관중선에서 들려오는 환호와 박수는 내 마음속 뭔가를 꿈틀거리게 했다. 난 타인들이 주는 용기, 위로, 응원, 격려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나도 내 독자분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포기하지 마라. 할 수 있다.
독자분들의 25년도 목표는 무엇인가? 저자는 딱히 정해둔 것이 없다. 그냥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싶다. 그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을 뿐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대 청춘을 전국에 표출해버릴까 한다. 아니라면 전 세계로 표출해버리거나.
새로운 취미를 가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어서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워보고 싶다. 남자가 악기 하나를 제대로 다루는 모습이 얼마나 멋있어 보이는지 모른다.
정말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나처럼 부가 인생의 전부라 생각한 사람이 아닌, 인간관계에 더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 내가 배워갈 수 있는 그런 지적인 여성을 만나고 싶다.
나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모든 이들을 다시 한번 만나 볼려고 한다. 고교 선생님, 교수님, 귀인, 지인 등등 내가 찾을 수 있는 이들은 내년부터 직접 찾아가보려고 한다. 뭣도 없었던 20대 나부랭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한 해가 다가올 때면 막연한 걱정이 앞서왔지만 지금 난 25년도가 너무나 기대된다. 그러니 독자분들도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새로운 나를 마주할 기대감으로 한 해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