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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감독 Jul 15. 2021

마그네슘이 필요해.

주말에는 아내의 암묵적인 허락하에 집 근처 카페로 노트북을 들고 나온다.

대외적으로 내가 노트북을 들고 나오는 것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서다.


시나리오,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것도 몇 가지가 된다. 그중에 두 가지의 이야기는 시나리오를 탈고를 했으니 업계 사람들에게는 보여주지 못한 것이고 또 그중 한 이야기는 도입을 쓰다가 너무나 스케일이 커지는 바람에 이야기의 창조주인 내가 캐릭터와의 기싸움에 져서 멈춰버렸다. 


그리고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하나 선택해서 쓰고 있다. 정확하게는 쓰는 둥 마는 둥이다.

이렇게 브런치에다가 키보드를 두드린다는 것은 저쪽 글이 안돼서 이쪽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뭐라도 써야지... 머리가 돌이 되지 않을 거 같은 발버둥이라고 할까..


요즘 부쩍 눈두덩이가 떨린다. 몸이 피곤하다. 뭐 이렇게 산 지 벌써 7년째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첫째의 질투는 나의 영혼을 자주 정전 사태로 만든다. 내 몸에 지진 경도계가 있다면 이 눈 떨림은 진도 몇이나 될까.


인터넷에 찾아보면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그렇단다.. 그놈의 마그네슘은 왜 나 몸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까. 알약 형태와 분말로 물에 타서 먹는 형태의 다양한 마그네슘을 섭취했다. 전혀.. 변화가 없다...


역시 약이라는 것은 약간의 보조제일뿐이다.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면서 다이어트 약 먹는다고 살이 쭉쭉 빠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수면의 양과 질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막 받아치고 있는데 마그네슘, 그 잘 난 약 몇 알 털어 넣는다고 눈 떨림이 멈추고 생기가 쏟는다면 세상 그런 노벨상감이 어디 있을까.


둘째가 태어나고 '난 평생 이렇게 집에서 애나 보다가 인생을 쫑 날 것이가'라는 것에 저항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나 조차도 힘들어지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것이 이 생각 때문에 지치기도 하고 버티기도 하는 것이다. 영화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으면 정말 진작에 난 우울증에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근데 그 목표가 지금 당장 아이들을 두고 뛰쳐나가고 싶어 돌아버릴 때가 있다. 


둘째를 안아 올릴 때마다 나도 알아달라고는 7살 먹은 첫째의 외침 (때로는 울부짖음)이 내 영혼을 셧다운 시킬 때.. 내 청각기관은 두뇌와의 연결된 신경계를 끊어버린다. 그러면 귀는 웅윙웅윙하는 소리로 내 머리를 채운다. 그리고 나 시력의 초점도 카메라의 M모드가 된 듯, 초첨이 나간다. 


다들 그러시려나... 나만 그런가...

결국 나만의 투정이 돼버린 거 같은데.. 

누구 괜찮은 마그네슘 있으면 추천 좀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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