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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감독 Aug 20. 2021

<전쟁의 서막>

<야간 수유>



앞서 나는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다.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나는 놓였다. 누구든 그렇겠지만 요즘 같은 사회는 뭐든지 책으로 배운다. 나도 육아를 책과 인터넷에서 배웠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의 선택은 나의 몫이다. 휘운이가 7~8개월 정도가 되었을  인터넷에서 찾아본 발달과정에는 차차 야간 수유를 끊어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야간 수유를 끊어야 하는 이유는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면 서다. 야간 수유는 치아에 충치를 유발할  있고, 통잠을 자는데 방해가  수도 있다고 되어 있었다. 나는 아무런 저항 없이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 들었다. 그리고는 ‘아이가 일주일 정도는 밤에 배가 고파서 많이  지도 모른다 부연 설명이 되어 있었다. 조금  검색을 하면서 아기 엄마들의 블로그를 찾아봤다.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었다. ‘시도를 하다가 마음이 아파서 포기를 했다.’, ‘밤에 아이의 양손을 부여잡고 나도 울면서 남편 깰까  겨우 재웠네요.’ 대부분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따르는 모양이었다. 나는 일단 우리 아이도 이렇게 울까? 궁금해졌다.

그날 밤에 시도를 했다. 먹는 시간이 되니 휘운이는 보채기 시작했고 나는 옆에 누워서 달래 주었다. 울음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쉽게 그칠 울음이 아니었다. 나는 결국 수유를 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 편안하게 잠들었다. 다음 , 다시 검색을 했다. 정말  방법밖에 없는지, 대부분  방법 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가 한 단계 성장할 때면  이런 고통이 따른다고 했다.  휘운이가 태어난 이후로 침대 생활을 포기했다. 휘운이가 조금만 거칠게 숨을 쉬어도  벌떡 일어났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것이 곤욕이었다. 생후 3개월이 되면서  방이 좁아 휘운이 옆에서 왼쪽 모로 누워 왼쪽 팔은 길게 뻗어 옆으로 누워 잤다.  (?) 나는 어깨 통증을 지금도 항상 달고 산다.  부분 때문에 나는 ‘통잠 대한 기대감이 굉장히 컸다. ‘휘운이가 통잠을 자면 나도 침대에서 바른 자세로 편하게   있겠지?’ 잠귀가 밝아 야간 수유하는  어렵지는 않았지만 잠을 제대로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지 못했다. 아무도 모르게 호텔방 잡아서 침대에 파묻혀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휘운이를 통잠을 재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다음날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휘운이가 새벽에 보채면 어떻게 대응해야겠다는 나름의 ‘대응 매뉴얼’까지 준비를 해 놓았다. 그날 밤, 같은 시간대에 휘운이가 슬슬 보채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본 어느 소아과 블로그에는 갑자기 떼 버리면 아이가 힘들어하니 분유량을 물보다 묽게 타서 주라고 되어 있었다. 분유를 맛이 없게 만들어서 점차적으로 줄여서 나중에는 그냥 물을 조금 먹이는 정도까지 맞춰가라고 나와 있었다. 괜찮은 방법 같았다.

나는 그대로 했다. 분유의 양을 줄이면서 나중에는 따뜻한 정수까지 진행했다. 휘운이는 힘들어했다. 난 내가 보았던 어느 블로그 엄마처럼 휘운이의 양손을 잡고 1시간 이상을 달래서 재웠다. 그냥 잠든 것이 아니라 지쳐서 잠든 것이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렇게 휘운이는 야간 수유를 안 하게 됐다고 믿었다. 아기는 본능대로 움직이는 존재이다. 필요한 것을 못하게 했을 때, 본능이 우회해서 다른 방법으로 표출될 때 더 좋지 못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바로 손가락 빨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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