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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감독 Aug 23. 2021

<전쟁의 서막 2>

<손가락 VS 공갈 젖꼭지>


정말 거의 3년을 싸운  같다.

평생 떼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어릴  손을 심하게 빨았던 사촌 누나는 요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 중에 엄지 손가락이 입으로 간다고 했다.

어마 무시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휘운이는 손빨기를 끝냈다.  과정을 요약정리해 당시에 블로그에 정리했던 글을 가지고 왔다.


정말 끔찍했습니다.

아이가 2 가까이 빨아오던 손가락을 이제  이상 빨지 않게 되었습니다. 끝낸  2달이  되어가니 완전히 끝냈다고 생각해도 되겠죠.

아이가 갖고 있던 애착은 두 가지였어요. 엄지손가락을 빨면서 애착 담요를 안고 있는 것 이었어요. 스누피에 나오는 ‘라이너스 반 펠트’라는 친구와 똑같았죠.

수개월 동안  해본  없습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많이  보았지만 죄다 고민 글만 있지 해결 글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검색해서  글을 보신다면 서로의 상황과 방법을 댓글로 공유를 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정보를 얻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거슬러 올라갔어요.  ‘도대체 언제부터 손을 빨았지?’

앞에 글에서 저는 밤중 수유를 끊기 위해서 물의 양을 많이 타서 분유를 묽게 주기도 해봤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아무 고생 없이 자연스럽게 밤중 수유를

끊기를 시도했다고 했습니다. 다 실패했다는 것도 말했고요. 밤중 수유를 강제적으로 끊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그냥 안주는 것이죠. 울면 그냥 우는 대로 달래고 밤새 시달리다가 지쳐서 둘 다 잠드는 것입니다.

아이는 결국 본능이 손가락을 빠는 것으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서  선택의 기로가 생겨요. 손가락이냐 공갈 젖꼭지냐.

공갈젖꼭지를 일주일을 사용했는데 어떤 소아과 의사가 ‘손가락이 낫다’라고  글을 봤어요. 이유는 공갈은 입에서 떨어지면 땅에 뒹굴고 소독해줘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저는 그때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 3번째의 선택에서  헛다리인가공갈을 치워버리자 아이는 자연스레 손가락을 입에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평온이 찾아왔어요.

아이는 가열하게 손가락을 쪽쪽 팔기 시작했어요.  소리에 자다가 제가  정도로 강하게 빨더군요. 폰을 켜고 다시 검색을 합니다.


아기, 손가락 빨기. 검색.

구강 구조가 튀어나온 아이들의 사진이며 여러 가지 부작용에 관한 글이 수두룩 했어요.  이건  뭔가! 내가 공갈 젖꼭지 검색할 때는  이런   나왔지. 네이버가 아니라 ‘네이년이였어요. 다음날 당장 아이를 안고 소아과를 갔습니다. 예방주사를 맞는 날도 아니고 감기가 걸린 것도 아닌데 물어보고 싶었어요. 선생님은 지극히 원론적인 답만 주셨어요.

아이가 손가락을 빨지 않게 좋아하는 인형을 손에 쥐어 주세요~”

인형을 던져버리고 빨던데요

손가락을 빨면서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도 풀고 하니까 심하지 않다면 그냥 두셔도 됩니다~”

심하게 빨아서요….”

“사실 침에 소독하는 기능도 있으니 상처가 조금 나도 저절로 소독이 돼서 괜찮을 거예요.~”

 

동네 소아과에 답을 만족하지 못하고 서울에서 아주 큰 병원도 가보았는데 역시 비슷한 답이었어요. 의과대학에서 저렇게 매뉴얼을 두고 가르치나 싶을 정도로 답이 거의 비슷했어요. 다들 집에 애기들이 있을 나이로 보이시던데, 아마 자기 아이들은 손을 빨지 않았나 봅니다. 제가 소아과와 치과를 두루 다니면서 알게 된 것은 소아과에서는 ‘만 4세 전에 손 빨기를 끝내지 않으면 구강 구조에 변형이 온다.’ 치과에서는 ‘만 3세까지 끝내지 않으면 변형이 온다.’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치과 쪽에서 강하게 권고했습니다. 매니큐어를 바른 손을 물어뜯지 말라고 나온 약(니쁠 노 모어)도 사용했는데 쓰다고 울면서도 참아가며 빨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뒷목 잡고 누울 뻔했죠.

  돌이 지나가면서 말을 하게 되자 휘운이에게 손가락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손가락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꾸는 것으로 일단 합의를 봤어요. 왼쪽 엄지가 마치 칼로 도려낸 것처럼 심하게 파였고 손톱의 모양이 변형이 심했거든요. 고름이 흘러도 빨기를 멈추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2개월이   지나고 대화라는 것이 되면서 엄지손가락에서 검지 손가락으로 바꿨습니다. 검지가 엄지보다 얇아서 쌔게 빨지를 못했어요. 다행히 엄지로 돌아가지 않더라고요. 검지를 빨대마다 엄청나게 칭찬을 해줬거든요. 그때가 29개월 때였어요.

그러던 , 마침 기회가 왔어요. 기회는 정말이지 우연히 찾아왔어요. 어머니가 소화도   되는 육포를  먹는다고 제법 많이  날이었어요. 그날도  모르게 주셨죠. 아들인 제가 간식 주는 것에 커트가 심하니까 몰래 주셨는데…. 밤에 아이가 토하고 난리를 쳤어요. 아이는 속이 이상하니까 손을 자꾸 강하게 빨았나 봐요. 혀를 자극해서 그런지 크게 토하더군요. 새벽에 놀라서 아이의 배를 누르면서 어디가 아야 하는지 물었어요. 아이는 자꾸 손가락을 빨려고 하고 빨면  아야 한다고 말리고  번을 토하더니 나올 것도 없는지 신물만 자꾸 올라오고 응급실에 가려고 하는데 다행히 진정되었습니다. 애를 겨우 재우고 누웠는데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스쳐 나갔어요.

다음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휘운아… 어제 아야 했지?”

그거 네가 손가락 빨아서 아야  거야.  아야  거야?”

아이는  중에  고통이 되살아났는지 대성통곡을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계속 말했어요.

손가락  빨면 아야  ~”

그랬더니 손가락을 입에서 빼고 갖고 있던 애착 담요까지 집어던지더군요. 그날부터 지켜보니 빨고는 싶은데 스스로 참는  보였어요.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낮잠  때와 밤잠을  , 거의 1 동안 봉인했던 ‘니쁠 노모어 꺼냈습니다. 그리고 살짝 발라줬어요.

아이가 잠결에 무심코 빨다가 다시 습관이  까 봐 겁이 났어요. 역시나 빨더군요. 순간  맛이 올라오니까 아이가 울면서 깼어요. 안아주면서  말했죠.

거봐  빠니까  아야 했지~?”

아이는 크게 끄덕이더군요. 그렇게 지금까지 손가락은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대략 30개월 정도   같아요. 손가락 빨기를  하면서 한날한시에 애착 담요도 던져 버린  어떤 작용을  것인지 의학적으로 궁금합니다만, 너무나 다행스럽습니다. 아이가  돌 때쯤 넘어져서  윗니  개가 깨졌는데 그때 치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으면 변형이 조금 시작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고 너무 스트레스였거든요.

, 요약을 해보면.

밤중 수유를 끊을  조금 느긋하게 하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번째 의견이었던  먹고 행복하게 자는  낫다가 맞는  같기도 해요. 치아야 닦아주면 되는데 말이죠. 충분히  두드려주고요. 그리고 손을 빨게 되었다면 길게 보시고 손가락을 요리조리 바꿔서 빨게 유도를 해주세요. 하지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어야 아이도 이해를  만한 핑계를   있는  같아요. 아이 입장에서  놀람이 있을 ,  기회를  잡으시  바래요.


갑자기 휘운이 29개월~30개월 사이의 이야기로 넘어왔지만 이제  육아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정말 공유하고 싶은 부분이어서 옮겨왔다. 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는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둘째 규리를 어떻게 해야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되었다.

둘째 규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하겠지만 밤중 수유와 공갈 젖꼭지 그리고 손가락 빨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이 나온 김에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을  같다. 18 12월생인 규리도 어느덧 밤중 수유에 대한 고민을  시기가 왔다. 첫째 휘운이와는 상황이 달라진  많았다. 첫째와 둘째의 터울이  4년이 난다. 나는  나이를 먹었고 그동안 운동을 못해서 체력은  떨어졌다.  양육자인 아빠가 여러모로 육아하기에는 조건이  좋은 상태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규리는 밤중 수유를 일부러 떼지 않기로 했다.  아직도 새벽에 울부짖던 휘운이가 기억이 나고 찢어져 고름이 흐르는 손가락을 포기 못하는 휘운이가 아직 생생하다. 나는  생각이 맞다고 믿는다. 손가락 빨기가 밤중 수유를 무리하게 일찍 떼면서 빨고자 하는 욕구를 손가락으로 대체했다고 믿고 있다. 사실 외국의 논문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그냥 포기했다. 찾았다고 해서 무얼 할까 싶었다. 대신 시간을 두고 중간에  번씩 테스트는 해보기로 했다. 몸은 휘운이 때보다 밤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지만  이후에 찾아올 고통이 너무   알기 때문에 수유를 했다. 대신 치아가 나면서 양치질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했다. 휘운이는 밤중 수유는 끊었지만 양치질을 소홀히 했다. 반면교사라고 해야  까. 크게 잃고 크게 배웠다. 휘운이는 만 3세에 이미 크라운을 4개나  정도로 치아가 많이 상했다. 크라운을 하나 했을  치실과 불소, 양치질.  모든 것을 열심히 했지만 처음부터 충치에 노출된 치아는 금방  다른 충치를 불렀다.

규리는 밤중 수유를 하고 양치질을 살짝 해주었다. 치아가   없을 때는 가제 수건을 손가락에 감싸서 살짝 닦아주는 것도 괜찮다고들 하지만 이제는 정보를 조금  분별력 있게 취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크게   배우지 않았던가. 밤중 수유를 놓지 않아서 그런지 규리는 손가락을 빨지 않았다. 하지만 수유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나 아이의 안정을 위해서 어쨌든 공갈 젖꼭지는 필요했다. 아내와 나는 국민 젖꼭지라고 하는 공갈 젖꼭지를 인터넷에서 구입했다.

첫 번째 제품은 입에 무는 고무 모양이 약간 입모양처럼 생겼다.


 하지만 테두리가 입에 닿아서 침독 때문인지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교체를 했다.



 번째 제품은  국민 젖꼭지였는데 이번에 고무 옆에 테두리가 바깥 방향으로 되어 있어서 아이의 입과  주변에 닿지 않았다. 괜찮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젖꼭지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안됐는데 규리의 입모양이 이상했다. 아주 많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윗잇몸이 돌출되고 마치 삼각형의 모양처럼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원래 규리의 입모양이 이랬는지 공갈 젖꼭지 때문에 이렇게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공갈 젖꼭지를 하기 전의 규리 입모양을 정확하게  적이 없었던 것이다.  ,   시간이 지났다. 점점 도출되는  같았다.

나는 애써 부정했다. 휘운이는 손가락과 공갈 젖꼭지를 번갈아 가면서 그렇게  년을 빨았는데도 구강 구조가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많은 정보들도 단시간에 이렇게 빨리 변한다는 글은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밤중 수유도 5분도  돼서 먹어 치웠기 때문에 밤중 수유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없었다. 결국 치과를 같다. 선생님은 변형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 공갈 젖꼭지를 떼야한다고 했다. 이를 어쩌나. 이제 완전히 공갈 젖꼭지에 맛을 들린 상태인데. 수유 타이밍이 아니라도 잠들기 전에 물리면 금방 잠이 들었기 때문에 공갈 젖꼭지는 필수 아이템이 된 지 오래였다.

치과를 나오면서  머리는  복잡해졌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규리가 공갈 젖꼭지를 멀리   있을까. 나는 집에 와서 공갈 젖꼭지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냥 동그란 모양이었다. 마치 야구 방망이 머리 부분을 잘라 붙여 놓은 듯한 모양. 이게  입을 도출하게 만들까. 궁금했다. 나는 직접 물어보았다. 나는 성인이라 입이 커서 제대로 물리지 않았지만 입모양이 알파벳‘O’ 모양이 되었다. 그러니까  젖꼭지를 물면 입이  ‘오’ 모양으로 유지되는 것이었다.  상태에서 강한 흡입을 반복한다. 얼마나 강하게 빠느냐에 따라서 규리처럼 급속도로 변형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젖꼭지를  수는 없었다. 불가능했다.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  같았다. 우선 젖꼭지가 ‘O’ 형이 아닌 제품을 찾아야 했다.  

오픈마켓에서 독일제라고 되어있는 젖꼭지를 찾았다. 모양이 첫 번째로 사용했던 것과 비슷했지만 치아를 놓을  있는 홈이  있었다. 거기에 아이가  윗니 치아가 놓이게 되면 변형된 구조가 바로 잡힐  같기도 했다. 당장 구입했다. 규리에게 물려주었다. 규리는 집어던졌다. 강하게 거부했다. 전에 쓰던  제품은 그냥 버려버렸다. 나로서는 배수의 진을  것이다. 규리가 말귀를 완전히 알아듣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계속 천천히 말했다


광고 아닙니다. 제품이 너무 부드러워 자주 찢어져서 돈이 들지만 입모양이 교정이 되어서 우리집 아이처럼 변형이 오면 교체 하시길 추천합니다.

‘규리야 이거 아니면 없어. 물고 싶으면 이걸 물어야 해’

규리는 이해를 하는 것인지 하루가 지나서는 새 제품을 물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색한지, 변형된 구강 구조와 잘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금방 뱉어 냈다가 또 아쉬우면 다시 찾아 물기를 반복했다.

구강 구조는 천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치과 선생님도 젖꼭지를 떼면 금방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구강 구조가 돌아오면서 새로운 젖꼭지도  찾게 되긴 했지만     짧게 물었고,  동안 활동할 때는 일부러 주지 않았다. 그랬더니 규리는 졸리거나  때만 안정감을 위해서 찾았다. 시험 삼아 젖꼭지를 찾는데도 주지 않았더니 역시나 손가락을 물었다. 이것은 정말 어쩔  없는 경우인지. 우리   아이만으로 100%라고 단정  수는 없지만 내심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아기에게 ‘빨기 본능 가장 강력한 본능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밤중 수유의 빠른 타이밍이 좋지 못하고 자신의 아기를  관찰해서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유식의 시작은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이고 그러므로 밤중 수유 문제와 함께 손가락 빨기까지 이어진다. 부모의 순간의 결정으로  년에 걸쳐서 힘든 과정을 겪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인터넷에 도는 육아법은 대부분이 부모 위주, 즉 어른들 편하고자 개월 수를 등급을 나누고 해서 뭐든 그 시기에 맞춰서 레벨업을 해야 하는 것처럼 다들 말하고 있다. 그래서 초보 부모들은 늦으면 우리 아이가 늦어서 어디가 부족한 아이인지 걱정부터 한다.

 

나는 부모라고 아이를 매체나 인터넷에서 떠도는 규정된 일정에 맞춰서 키우고 싶진 않다. 안전사고, 예를 들면, 낙상, 화상, 교통사고 등에 대한 교육만 철저히 시키고 공부나 학원 등은 아주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지 나도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같았다.  역시 어린 시절 학원을 너무 많이 다녔는데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공부에 도움이 안 된다며 하나도 배우지 못한 이유도 있다.

나는 피곤하지 않게 육아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참으로 쉽지가 않다.  의도와는 다르게 모든 일은 흘러간다. 쓰고 보니 우습다.

피곤하지 않은 육아가 어디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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