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놈들이라고 불리는 이유

입수는 괜히 해서? 까나리카No No No!

by 고작
TV에 나오는 스타들이 제작진을
‘방송국놈들’ 이라고 부릅니다.
왜 그렇게 부를까요?

쉽게 말하면
어떻게든 분량을 만들고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냉혈한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
"피디님, 작가님" 대신
육성으로 터지는 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사람"
"쟤는 피도 파란색일 거야"
"징글징글하게 독하다"

그런 놈이 한둘이 아니니
한마디로 방.송.국.놈.들.

오늘의 여행 콘셉트는
<방송국놈으로 살아남는 법>입니다.



방송국에서 많이 들었던 말 BEST 3.


1. 안 되는 게 어딨어? = 그냥 해!

2. (더) 재밌는 거 없을까?

3. 방송작가는 독해야 돼! = 이 바닥에서 독하지 않으면 못 살아남는다!


막내작가 때는 저 모든 말에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 대학교를 막 졸업한 사회초년생에게 무조건 하라는 지시는 억울했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걸 어떻게든 가능하게 만드는 세계에 탄식과 감탄을 반복했다. 밤새 고민해 간 아이디어인데 더 재미있는 걸 찾아야 할 때면 자책하며 내 길이 아닌가 했다. 특히 소심하고 겁 많고 눈물도 많은 나에게 3번은 욕처럼 무서웠다. 정작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독해보이지도 않아서 더 무서웠다. 내가 모르는 다른 모습이 있는 걸까? 끊임없이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럼 방송국놈들은 진짜 독하냐고?

20년 차에 깨달은 것은 사람이 독한 게 아니라

이 세상이 독하다는 거다.

어쩌면 꼭 방송국 이야기만은 아니겠지만.


막내작가 시절, 처음으로 독기를 품었던 날을 기억한다.

요즘은 상상할 수 없는 사적인 심부름이지만! (*예비작가들이여,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입니다!!) 라떼는...

메인작가님이 커피색 스타킹을 사 오라고 했는데. 막상 신어보니 너무 까맣다며 그 하얀 손으로 스타킹을 던진 순간, 스타킹 비닐케이스의 뾰족한 부분이 내 뺨에 상처를 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 반에 연예인이 되고 싶다던 예쁜 아이가 본인 싸인을 800원에 팔았는데. 그 소식을 들은 담임선생님은 반장이 보고만 있었냐는 이유로 내 뺨을 세 대나, 몸이 교탁 뒤로 날아가도록 때렸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아본 경험이었는데. 스타킹 사건은 그날 뺨을 맞은 것보다 더 수치스럽고 억울했다. 가끔 그 아이는 진짜 연예인이 됐을까. 그렇다면 이 좁은 방송가에서 한 번은 만나지겠지? 그때는 꼭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아직까지 그 누구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


스타킹을 줍는 와중에 배달시킨 도시락이 와서 후다닥 달려 나가 계산하고 사무실 한쪽에 밥상을 세팅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었다. 다른 작가 선배가 "너는 지금 밥이 넘어가니?"라며 놀렸는데. 막내는 밥때를 놓치면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꾸역꾸역 먹을 수밖에. 그때 피디님이 물 한잔을 건네며 말했다.

"꼭꼭 씹어 먹어. 울면서 먹으면 체한다."

그때 정말 체할 뻔했다. 참았던 눈물이 터지는 바람에.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 세상 어디에나 빌런은 있다.

운 좋게 빌런이 없다면 '이 구역에 미친 X은 나'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으니까.

욕도 못하는 내가 순간 미친 X이 되고 싶었던 순간을 고백한다.


"작가님은 눈치가 없어서 좋겠다. 세상을 참 아름답게 보는 재주가 있네."

진짜 눈치 없는 놈이 들으면 칭찬이었을 텐데 나에겐 모욕이었다.


"너는 다 좋게 얘기하잖아. 싫은 사람도 없어? 왜 혼자 좋은 사람인 척 해?"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싫어졌다.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너랑 친한 그 사람 별로야. 언젠가 네 뒤통수 칠 걸?"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반박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근데 나는 그 사람이 뒤통수쳐도 괜찮아. 내가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마음을 쓰는 건 내 선택이잖아."


나는 험담, 경쟁, 질투, 시기, 모함, 배신이라는 단어를 '일로 만난 사이'에서 배웠다.

이런 독설은 괜찮다. 내가 눈치 없이 웃어버리면 그만이니까.

내가 제일 힘들었던 건 어떻게든 방송 시간은 지키면서 '시간 개념이 없는' 방송국 시스템.


- 방송국에는 출퇴근 시간이 없다.

선배가 나오기 전에 출근하고 선배가 집에 가면 퇴근이 가능한 눈치싸움 같은 것. 간혹 후배가 "몇 시까지 나올까요?"라고 물어보면 "알아서 나와."라고 하는 선배의 무모함이란. 차라리 "난 몇 시쯤 올 듯." 솔직하게 말해주면 고맙겠다. 막내작가 딱지를 떼고 나름 용기 있게 했던 행동이 메인작가님 출근 시간을 '눈치 없이' 물어보는 거였다. 이럴 땐 공식적으로 눈치 없는(?) 내 캐릭터가 잘 먹혀서 편했다.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연차가 됐을 때, 나는 일찍 여의도에 도착해도 근처 공원을 산책하거나 카페에서 일하다가 출근하고 퇴근 역시 도망치듯 빠르게 나왔다. 그래야 후배들 마음이 편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제일 싫은 건 새벽까지 회의하고 퇴근했는데 카톡으로 또 회의하는 거... 그때마다 스마트폰을 버리고 싶었다.

카톡 회의는 양반이고, 새벽 4시부터 해 뜰 때까지 통화한 적도 있다. 어제 8시간 동안 회의한 게 무의미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씻고 다시 출근했다. 아침에는 너무 졸려서 택시를 타고 밤에는 대중교통이 끊겨서 택시를 타는 일상. 한 달에 택시비가 60만 원 이상 나왔을 때 차를 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 방송국에는 밥 먹는 시간이 따로 없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왜 그럴까? 중요한 회의를 하다가 식사를 하면 흐름이 끊겨서일까. 아니면 선배들은 정말 배가 안 고픈 것일까? (아직도 궁금하다!) 막내들은 아침 일찍 나오고, 선배들은 점심을 먹고 출근해서 그럴까. 특히 다이어트를 하거나 식탐이 없는 선배가 싫었다. 배꼽시계가 울리지 않으니 밥때를 쉽게 무시한다.


회의를 계속해야 한다면 배달 음식이라도 시켜서 배를 채우는 게 당연하다. 배고프면 머리 아프고 일도 더 못 한다. 그런데 중대한 회의를 할 때면 진짜 눈치 없이 밥때를 챙길 수 없어서 굶은 적도 많다. 새벽에 퇴근해서 편의점이나 집에 와서 라면 한 그릇을 먹고 자는 버릇 때문에 위염과 식도염은 고질병이 되었다.


나는 '밥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가르쳐준 선배를 존경했고, 나처럼 식탐 있는 후배들을 '밥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먹는 데 진심인 작가들과 어울렸다. 한때 고기파 후배들의 밥값으로 한 달에 100만 원을 쓴 적도 있는데. 그때 남편이 "그럴 수 있지! 당신한테 고마운 사람들인데 맛있는 거 사줘야지!"라고 해서 남편을 더 사랑하게 됐다.


- 방송국놈들은 화장실을 안... 가니? 언제... 가니?

막내작가 때 남자친구(현 남편)와 가장 많이 싸운 이유다. 계속되는 회의나 시사 중에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문자로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또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세요]를 반복하던 시절. 그럴 때마다 그가 진심으로 궁금해하던 말 "너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나도 진심으로 답하기를 "응! 가고 싶다. 집보다 더 가고 싶다!" 그렇다, 화장실에 갈 시간이 진-짜 없다.


막내는 회의하는 내내 회의록을 작성하는데 마치 실록을 기록하는 사관처럼 자리를 뜰 수 없고 그 일을 대신해 줄 사람도 없다. 어쩌다 메인피디님이나 메인작가님이 통화를 하러 갈 때면 급하게 볼일을 해결하곤 했다. 특히 관찰프로그램을 하면 연예인 집 화장실을 쓰는 것도 부담스럽고 몇 시간 동안 모니터룸에 갇혀있다 보니 벌칙이 따로 없다. 농담으로 "기저귀 챙겼지?"라는 말에 "프로는 안 쌉니다."라고 말하는 독한 놈도 봤다.


내가 만난 가장 독한 놈은 본인 손목에 자해한 흔적을 보여준 작가였는데...

"나 이런 사람이에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죠?"

아니, 솔직히 못 알아들었다. 자기한테 일 시키지 말고 나보고 다 하라는 건지, 언제든지 죽을 수 있으니 충격받지 말라는 예고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신경이 쓰였다. 그녀가 연락이 안 되거나 지각이라도 하면 별별 생각으로 불안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일을 정말 안 했다. 당시 같이 일하던 피디와 눈이 맞은 그녀는 피디님이 그렇게 결정했다며, 본인의 일을 나한테 다 몰아줬다. 그때는 그녀가 위너라고 생각해서 주눅이 들었다. 연애도 독한 놈이랑 해야 성공하는 곳인가? 밤마다 억울해서 이불을 걷어차며 울었다. (지금은 절대. 그런 곳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나 같은 사람이 방송 일을 할 수 있을까...?'


3년 차까지도 이 생각을 했다. 방송작가는 독해야 한다는데 독한 구석이라곤 1도 없는 나에게 독함을 요구할 때마다 나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첫 출근해서 반나절 만에 도망간 작가를 보고 마음을 바꿔먹었다.


'독한 모습은 못 보여줘도 약한 모습은 보여주지 말자!'


그 후로 힘들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비상구에서 남몰래 울었다. 그렇게 참고 버티다 보니 일은 점점 노하우가 생겨서 잘하게 되고, 일이 잘 풀리니 방송은 더 재미있었다. 어느새 방송작가가 천직인 것처럼 일하느라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힘들 때 웃어넘기는 '독한 사람'이 되고 있었다.


돌아보면 나를 독하게 만든 건 '더러운 세상'

외주프로덕션이 갑자기 망하는 바람에 원고료를 받지 못해서 작가들과 다 같이 고소장을 접수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메인작가님이 악어의 눈물로 호소하며 작가들에게 돈을 주지 않으려던 일도 있었다. 나는 돈보다 사람을 보고 일했는데 결국 돈 때문에 다 같이 그만두는 파국을 맞았다.


방송국 피디는 직원이지만, 작가는 프리랜서라 월급제가 아니라 주당 페이를 받아서 방송이 한 주라도 쉬면 타격이 크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경사스러운 일에도 예능은 쉽게 결방되고, 나라가 시끄러우면 방송은 계속 죽는데 회의는 또 죽어라 하니... 오랫동안 무거운 마음으로 생활고를 겪기도 했다.


일반인 관찰프로그램을 할 때는 관심받고 싶어서 스스로 출연을 결심한 사람이 나중에 방송이 나간 뒤에 협박전화를 한 적도 있다. 상스러운 욕설을 다 들었지만 가장 무서운 말은 "내가 너 찾아가서 죽일 거야!"라는 말. 그때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손발이 떨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당시 나는 겨우 4년 차, 너무 무서워서 다 그만두고 싶었다.


회사원 친구가 사회생활은 3년, 5년이 고비라고 했다. 조금만 더 해보자,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던 5년 차에 <1박 2일>을 만났다. 일박의 애청자로서 몹시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고 매주 여행을 하며 돈을 버는 것도 기쁨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일이 많고 몸이 고생스럽고 여전히 화장실을 참아가며 잠을 못 자는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촬영장이 너무 즐거워서 깔깔깔깔깔 웃고 나면 다 괜찮아지는 이상한 마법. 가끔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구두를 신고 일하는 작가들이 부럽고 KBS 샤워실에서 더 이상 씻고 싶지 않아서 흔들리는 마음. 그럴 때마다 붙잡아준 막내작가 지영이가 내 작가인생의 동아줄이었다. 버스가 끊긴 새벽 퇴근길, 여의도공원을 걸으며 "내일 출근할 거야?", "언니가 나오면요."라는 공감과 위로 덕분에 우리의 출근은 시즌2까지 이어졌다.


1박 2일 제작진은 다른 면에서 정말 독하긴 하다.

우리는 까나리카노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많이.


까나리카노(까나리+아메리카노+물) 레시피는 까다롭다. 까나리를 넣은 잔이 너무 진해보이지 않도록 물을 살짝 섞어줘야 한다. 또 멤버들이 잔에 코를 가까이 댔을 때 까나리 냄새가 많이 나지 않도록 세팅 직전에 커피를 넣는 것도 중요하다. 매번 직접 맛을 보는 이유는 어떤 비율까지 참을 수 있는지, 목 넘김이 가능한지, 또 먹자마자 바로 뿜을 맛인지도 궁금해서다. 방송에서는 그게 제일 재밌으니까. 멤버들에게 힘든 미션이지만 시음하는 제작진도 고난도 미션이다.


소금물 99잔 vs 물 1잔 중에 '진짜 물 찾기' 미션. 물에 소금을 넣으면 뿌옇게 되기 때문에 진짜 물 잔에는 포카리스웨트를 살짝 넣는 게 포인트 - photo by 조덕래


작가가 직접 만든 캡사이신만두 vs 김치만두. 어떤 모양으로 했을 때, 붉은 기가 잘 보이는지 확인. 또 만두를 쪘을 때 터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는 과정

나는 알약을 잘 못 먹어서 평생 가루약을 먹어온 덕에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실험 삼아 물을 넣지 않은 100% 고삼차를 먹었다가 한동안 미각을 잃었다.

복불복 자매품으로 소금(포카리스웨트) 물, 고추냉이 호두과자, 식초 요구르트, 캡사이신 김치만두, 소금(에 절인) 어묵도 여러 번의 레시피와 시식으로 탄생했다.

그 과정은 흑백요리사만큼 치열하고 간절하고 맛을 볼 때마다 눈물이 핑 돈다. (정말 먹기 힘들어서)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대본을 쓰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던 멘트가 있다.

"<1박 2일>의 꽃은 입수죠? 지금부터 입수를 걸고..."

아, 솔직히 속마음은 입수는 괜히 해서... 다.

그러나 복불복 음료와 입수는 일박의 상징이고 피할 수 없는 벌칙인 걸 어쩌나!


일박 제작진은 어딜 가도 입수할 곳을 살피고 입수도 직접 한다. 특히 겨울에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서 몇 초나 버틸 수 있는지 안전을 위해서라도 체험은 필수. 누가 먼저 들어갈지 침묵의 눈치게임이 시작될 때 솔선수범해서 바지를 걷고 들어가는 독한 놈을 바라볼 때면... 후배여도 존경심이 생긴다. 그 감동으로 다 같이 손발을 넣고 타이머를 켠다. 그때만큼 시간이 길게 느껴질 때가 없다.


일박 스태프라면 언제든지 야외취침과 입수를 걸고 멤버들과 대결을 즐겨야 한다. 거의 즉흥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말릴 틈도 없다. 아마 현장에서 "난 못하겠는데?" 하는 사람도 없겠지만 언제나 "오히려 좋아!" 긍정적인 마인드로 똘똘 뭉친 사람들. 이 독한 방송국놈들 덕분에 인내심을 키우고 독하지 않아도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방송국에서 유일하게 울어도 된다고 말해 준 사람이 있다.

일박의 모든 시즌을 버텨낸 귀한 사람이라 내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은 [보석 김종민]

20년 동안 방송가에서 종민오빠를 미워하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

내가 시즌4에 다시 돌아왔을 때도 "이 힘든 데를 왜 또 왔어... 그래도 오래 할 거지?"라며 반겨준 멤버.

나는 촬영장이나 회식 자리에서도 종민오빠에게 상담을 자주 했었다.


<1박 2일>을 하다가 뮤지컬 대본 작업 제안이 왔을 때, 내가 아무리 뮤지컬을 좋아해도 쓸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에 거절했는데.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는 호기심이 생겼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종민 오빠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뮤지컬을 해보고 싶은데 나이도 많고 자신감도 없다고 했더니... 김종민 가라사대!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너 울면서 배워본 적 있어?
뭐든 새로운 걸 할 때 울면서 배우면 돼!
그럼 다 잘하게 돼있어!

그동안 흘린 눈물이 가치 있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절대음감은 한 번에 못 읽어도^^ 사람 마음은 기가 막히게 잘 읽어주는 공감 천재!

방송에 나오는 어리바리한 모습도 진짜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 어른이다.

개인적으로 종민오빠가 고민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하면 정말 잘할 거 같다. (방송국놈들께 부탁합니다^^)


일박을 하면서 '인생도 복불복'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반드시 온다.

인생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큰 행운인데

나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행운인 것이 그를 최고의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저 선배님처럼 10년만 해보자'는 각오가 나를 버티게 해 준 동기부여가 됐고.

저 사람처럼 안 해야지, 저 작가보다 더 오래 일해야지, 독기 대신 오기로 열심히 일하다 보니

어느새 올해 20년 차 작가가 되었다.

방송작가를 시작할 때 내 꿈이 시인이라고 하면 비웃던 얼굴, 작가는 눈물이 많으면 안 되고 나는 독하지 못해서 작가를 오래 못할 거라고 했는데... 울면서 19년을 해냈으니 그 말은 다 틀렸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일 하는 거야'

- 뮤지컬 <빨래> 넘버 '슬플 땐 빨래를 해' 가사 중에서


막내작가 때부터 힘들 때마다 이 노래를 곱씹으며 '감정 빨래'를 했다.

우울한 마음은 다 털어버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나를 믿는 마음'

이 독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나만의 생존 비법이다.




***다음 화 예고***
독한 방송국놈들이 '예능 3대 악재'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등산! 갯벌! 조업!
그런데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00와의 전쟁!!
과연 00은 무엇일까요? 다음 주에 확인해 주세요~^^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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