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슈퍼맨이 돌아왔다> 작가의 리얼육아후기

덕분이 덕분에 엄마가 되었다. 현실은 <슈퍼맨이 돌아가시겠다>

by 고작
엄마랑 꼼꼼하게 붙어있고 싶어요.
내 옆에 꼼꼼하게 있어주세요!
- 네 살, 덕분이의 말

덕분에 '꼼꼼하다'는 말을
좋아하게 됐어요.
사랑이란, 꼼꼼하게 붙어있어도
빈틈없이 채워주고 싶은 것



#. 엄마가 된 날

결혼 5년 차에 '두 줄'은 처음이라!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고 많이 놀랐다.

회사 근처에서 산부인과를 본 것 같은데? 빨리 가서 확인하자!

회의 전에 정신없이 달려간 병원. 나는 접수대 앞에서 외쳤다.

"제가 테스트기를 했는데 두 줄이에요!!!"

그러자 간호사님께서 웃으면서 말씀하시길

"저... 여기는 이비인후과고요. 바로 옆이 산부인과입니다."

sticker sticker

아하?!! 마음이 급해서 병원 표시만 보고 입장한 사람~ 나야 나!


창피함에 꾸뻑. 인사를 하고 줄행랑을 쳤다.

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동상이몽 너는 내 운명>, <엄마사람>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엄마가 되는 상상을 정말 많이 했는데...

현실은 시트콤처럼 엄마가 되었다. 지금도 이비인후과 앞을 지날 때면 웃음이 난다.



#. 아들의 태명은 [덕분이]

육아예능프로그램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진짜 '엄마 없이' 촬영한다.

덕분에 아빠의 사랑으로도 충분한 순간을 본다.

나 또한 부모님이 한집에 살진 않았지만 할머니와 일곱 명의 고모들 덕분에 무사히 컸다.

솔직히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은 없었지만 엄마가 되면서 결심한 게 있다.

"애 때문에, 너 때문에, 애 아빠 때문에..." 원망하는 소리 금지!

"아이 덕분에, 엄마가 된 덕분에, 남편 덕분에..."라고 생각하기!


나는 욕쟁이 할머니에게 자란 덕분에 남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감사하게 키우고 싶었던 초보엄마의 욕심이랄까.

그래서 태명을 [덕분이]라고 짓고 싶다고 하니

남편은 태명은 된소리여야 태아가 더 잘 듣는다며 "덕뿐이~ 덕뿌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덕뿌니 덕분에 엄마아빠는 혀가 짧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덕분이를 향한 인내가 짧다.



#. 지금 덕분이는 아홉 살

덕분이는 어릴 때부터 잘 웃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미소천사', '스마일맨'이라고 불렀고

베이비시터 선생님께서도 덕분이처럼 잘 웃는 아이는 못 봤다고 했다.

아기 때는 너무 많이, 자주, 계속 웃어서. 심지어 꺄르르 웃다가 잠이 들기도 했는데...

이제와 고백하면 한때 자폐를 의심할 정도로 그 웃음이 두려웠던 적도 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초보엄마의 불안은 육아프로그램에서도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


조리원에서 포토그래퍼님이 '신생아 촬영 포인트는 눈 감는 사진'이라고 "쉬쉬~" 백색소음 내며 재우려고 했는데.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에 웃음이 터진 덕분이^^

감사하게도 덕분이는

웃음이 많은 아이로 건강하게 자라는 중이다.

나도 아직까지는 태명을 지었던 초심으로

"애 때문에"라는 말을 한 번도 안 했다. (다행이다)

흔히 육아가 힘들다는 미운 네 살, 미친 일곱 살

시절도 없어서 주변에서 '유니콘'으로 통했고

어릴 때부터 말을 예쁘게 해서

"딸 같은 아들"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고슴도치 남편은 덕분이가 처음으로 "압-빠!"라고 불렀을 때부터 [덕분이 어록]을 기록해 두자고 했는데... 이제야 쓰는 애미를 이해해 주기를.



어록은 아니지만

덕분이 덕분에 백만천만번쯤 웃었던 날들

나만의 관찰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