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만에 영어 원서 200권 돌파

영알못 딸이 2달 만에 원서 200권을 읽기까지

딸은 초등학교 3학년, 우리 나이로 10살이다. 요즘은 영어유치원, 영어태교 등 6살이 되기도 전에 아이들에게 영어를 노출시킨다. 어디 가서 3학년 될 때까지 '영어 교육 안 시켰다'고 하면 진짜 대책 없는 엄마로 몰리기 십상이다. 여태까지 뭐했냐, 10살이면 많이 늦었다... 등등. 얼마 전에도 엄마표 영어독서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200권 돌파 기념으로 그동안 독서기록장에 그렸던 캐릭터를 한데 모아 그렸다.>

        

그런데, 사실 나는 TESOL 자격증과 미국인증 국제학교 교사자격증이 있고, 영어캠프 커리큘럼을 짜고 교재를 만든다. 종종 통번역도 한다. 원어민들에게 영어를 어디서 배웠길래 잘하냐고 질문을 받을지언정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는 내가 영어교육에 대해 전혀 몰라서 딸에게 영어를 안 가르친 게 아니다.  나는 "Hi, I'm Jane.'으로 시작하는 영어회화 책을 6학년 2학기에서야 처음 봤다. 그전까지 영어에 노출된 적도 없고, 원어민 선생님은 대학교 가서야 처음 만났다. 그런 내가 영어 귀가 트인 건 중학교 3학년 때 영어 노래 테이프를 들으면서였다. 나보다 딸은 6년이나 빨리 시작하는데 뭐가 늦다는 거지? 

딸이 좋아하는 영어 그림책들

사교육으로 유명한 동네에 살다 보니 영어유치원 나온 아이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영어학원 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초등학교 다니면서부터는 영어학원에 다니는 게 당연하다. 어린이집 다니는 것 외엔 어떤 사교육도 시키지 않고 어린이집 끝나면 2시간씩 놀이터에서 노는 딸과 나는 참 유별난 존재였다. (어린이집 등원 첫날 엄마들의 인사가 "애는 뭐 시키냐"여서 당황했던 기억이...) 

눈뜨자마자 책 읽는 딸. 내복바람;;; 

영어교육은 조기교육보다는 적기교육이 맞다고 믿는 나는 딸을 데리고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무모하게도. '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영어 교육은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이다. 국어실력이 먼저 탄탄해야 영어도 잘할 수 있다, 국어 실력이 다져진 이후에 영어를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는. 

과연, 내 믿음은 틀리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