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에 대하여
내가 지은 나의 이름, 우림
그간 많은 이름들을 거쳐 정착한 이름이다. '우림'은 내가 좋아하는 식물들이 모여 숲이 우거진 모습을 뜻하기도 하고 비 오는 숲을 뜻하기도 하는데, 비가 오면 초록색이 더 선명해져 존재감을 드러내어 좋다.
그리고 차를 마실 때 말린 찻잎을 따뜻한 물에 우리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개완에 찻잎을 덜어 넣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을 붓는, 찻잎과 물이 만나 소용돌이치며 천천히 자신만의 색과 향을 드러내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소중한 사람에게 차를 정성스럽게 내려주는 것, 소란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좋다. 잠시라도 마음이 뭉근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차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 우림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차를 끓여 손님에게 내어 놓는 사람을 '팽주'라 부르는데, 나에게 차는 상징적인 의미로 다양한 기록들을 의미한다. 그게 사진이든, 영상이든, 글이든 어떠한 형태로든 기록되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기록의 팽주가 되어 우림을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