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을 향해
요즘 내 삶을 뒤흔드는 건 소명을 찾고 싶은 열망과 증명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다.
“이걸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라는 생각이 따라온다면 소명,
“잘 해내는 것 보여줘야 해”라는 생각이 따라온다면 증명.
뫼비우스의 띠처럼 소명을 다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증명할 필요가 있고, 증명하다 보면 소명을 되찾는 순환의 관계다.
‘소명’은 안에서 시작해 외부로 펼쳐지는 에너지이고 ‘증명’은 외부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에너지다.
에너지는 계속 순환되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소명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되돌아 올 수 있는 길을 떠날 때는 두려움이 없다. 멈추어도, 잠시 머물러도 괜찮다. 그 여정을 즐기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소명으로 시작하는 삶이다.
증명만 있는 삶은 분명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계속 계속 나아가다 보면 무언가에 닿을 수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니 멈추지 못하고 계속 나아가기만 할 것 같다. 끝없이.
그런 의미에서 회사 생활은 마치 멈추지 않는 회전목마를 타는 것 같다. 내리려면 내릴 수 있는데 무튼 계속 돌아가는 거지. 증명의 회전목마라고 이름 붙여야겠다.
가끔씩 회전목마가 너무 빨라서 멀미가 올 때면, 푸른 잔디를 뛰노는 야생마를 떠올린다. 맞아, 나 그렇게 살고 싶지. 소명의 야생마라고 이름 붙여야겠다.
어쩌면 증명은, 증명하지 않아도 될 때 비로소 증명되는 게 아닐까. 그런 날이 오면, 회전목마에서 내려 내 속도로 달리는 야생마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