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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gancia Jun 09. 2020

브런치야 너~ 날 좋아하니?

작가 입성 한 달을 돌아보며...

작년 12월 말 매일 글쓰기를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을 말이 아닌 글로 풀어내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무엇을 위해서?라는 질문이 눈을 뜨고 감을 때 심지어 꿈속에서도 이어졌다. 나는 컴퓨터 모니터의 커서만 바라보다 쾡한 눈으로 일어나곤 했다.


힘듦만 있었다면 아마 글쓰기와 친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매일 의도적으로 어떤 일을 반복한다는 건 그만큼 그 일에 깊은 애정이 있다는 것이니까...

처음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된 것도 바로 이 글쓰기 때문이었다. "나 글 써요. 이제부터 좀 써보려고요."라는 신청서를 썼다. 그리고 보기 좋게 떨어지고 나서야 '아 이게 아니구나.' 싶었다. 다시 도전해서 떨어지면 어떡하지? 순간 브런치의 벽은 난공불락의 성처럼 내 앞에 보였기에 -작가 신청 무기한 보류-라는 도장을 꽝하고 찍어버렸다.


2020년 새해에도 내 글쓰기는 계속되었다. 필력이 좋아진다는 생각보다 매일매일 쓰는 일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브런치에 다시 도전해 볼 용기가 생겼으나 이번에도 떨어졌다.ㅠㅠ

"브런치야 정녕 너는 내가 갈 수 없는 곳이니? 그런 거니?" 속상함에 눈물이 핑. 입안이 씁쓸했다. 딱 1시간 동안...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3번째 떨어지면 쉬자. 그때는 내 필력이 딸려서야. 인정하자 인정해.' 두 번째 낙방한 날 저녁 나는 다시 신청서를 작성해 보냈다. 내 손에서 떠난 신청서를 붙들고 더 이상 생각은 하지 않았다. 주말이 지나고 한통의 메일이 도착했으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작가님의 브런치에 담길 소중한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소중한 글 그 기대감에 부흥하기 위해 나는 향기 나는 글로 브런치에 응답하고 싶었다. 내가 소리치면 왠지 멀리서 대답해 줄 것만 같은 그런 맘에 "작가의 서랍"을 오픈!! 

글을 올린 지 며칠 후 모르는 알림이 띠로리? 이게 머지? 글 하나를 1000명이 보았단다.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하루 방문객은 100을 간당간당... '내 글을 1000명이 보는구나. 우와 신기해~' 생전 처음으로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글방에서 말로만 듣던 "글 노출"이 이런 건가 보다. 빠르게 컴퓨터로 브런치에 들어가 보니 내 글은 -브런치 인기글-이 되어 좌우로 움직였다.


5월 11일에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고 19개의 글이 쌓이는 동안 내 글은 5번 인기글로 올라갔다. 내 부족한 필력에도 글 속 마음을 봐주시는 분들의 댓글은 다음 글을 써 내려갈 용기를 주었다. "그래 글쓰기 포기하지 않아서 고마워 고생했어."라는 다독임을 해주는 것처럼 자존감이 낮았던 나에게 쓰담 쓰담해준 "브런치"


아직 한 달이 되지 않았지만 86명의 소중한 구독자가 생겼다. 몇백 명 몇천 명의 구독자가 있는 작가님에 비하면 초라하다 하겠지만 나는 이 한 분 한 분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다. 좋은 글로 그분들께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고마워 브런치야. 너 나 좋아하는구나? 앞으로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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