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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gancia May 27. 2023

'칭찬'을 꺼내 먹어요.

문학이 좋아서 글을 씁니다 3기 <합평 후기>


8주간의 글쓰기 합평은 지난 토요일 마침표를 찍었다. 주말 아침 9시 50분, 작은 상을 펴고 노트북을 펼치며 따뜻한 물 한 잔을 꿀꺽 들이켰다. 매번 카메라를 끄고 목소리로만 인사를 나누는데도 문우님들의 묘한 떨림이 스피커를 통해 전해진다. 노트에 필기해 둔 합평 순서와 소감을 눈으로 한 번 더 읽고 심호흡을 후~ 하고 뱉었다. 노트 한 귀퉁이에 빨간펜으로 적어놓은 핵심 칭찬 단어에도 별표를 하나 더 그렸다.



글을 쓴 지 올해도 3년. 합평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었던 글쓰기 초보가 단지 피드백을 듣고 싶어 모임에 참여했다. 무슨 용기였을까. 모두들 글쓰기 선배님들이셨기에 날카로운 비평을 받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리라 마음먹었지만 아직도 '글에서 싼 티가 난다'라는 그때의 말은 가시가 되어 나를 괴롭힌다. 한 문장도 쓰지 못한 날이 많았다. 하지만 상처 때문에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상처가 굳은살이 될 때까지 합평 모임만 있으면 더 열을 올려 참여했다.  



에세이와 소설 합평을 거쳐 <문학이 좋아 글을 씁니다. 1기>가 끝났을 때, 2기를 바로 신청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칭찬과 격려" 때문이었다. 문우님들께서는 내 글이라는 몇 번이고 칭찬을 퍼 올리셨다. 어떤 묘사가 왜 아름답게 느껴졌는지, 글의 구성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 합평을 들으면서 내 글쓰기의 장점이 부각되었다. 설렘, 감동, 자신감, 열정, 그리고 글을 쓰고 낭독하고 나누는 기쁨. 이 기분 좋은 감정들이 말랑말랑 젤리가 되기도 하고, 상큼한 알사탕이 되어 칭찬 주머니에 차곡차곡 모아졌다. 



나는 이 반짝이는 칭찬을 일주일 동안 한 개씩 꺼내 먹었다. "글을 읽으며 피천득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글을 어쩜 이렇게 맛깔나게 쓰셨을까요? 이런 구성은 저도 써보고 싶어요." "따스하게 글을 써주셔서 또 따스함 한 스푼 먹었네요." "머릿속에 장면 하나하나가 그려져요." "서정적인 에세이 그 의도와 맞았네요." 



첫 문장을 쓸 때마다 몇 분 혹은 몇십 분 커서와 눈싸움을 할 때, 문우님들의 칭찬 덕분에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함평 글을 쓰고 피드백을 준비해 주신 분들께 이번 글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칭찬과 위로, 격려와 힐링이 난무하는 합평 시간의 부작용이 있다면 딱 한 가지. 어깨에 뽕이 심하게 올라갔다는 점. 



2기는 <마틸다>, <찰리의 초콜릿 공장> 책을 읽고 커리큘럼에 따라 글을 썼다. 3기는 <모모>. 기꺼이 신청서를 썼다. 이번 모임은 미라클 라이팅 토요일 5시에 합평을 시작한다니 한 시간 반 일찍 눈을 떠야 한다. 내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이 또한 의미가 있을 거라 여긴다. 다음 합평 시간까지 어깨가 조금씩 내려가겠지만 또 어떤 칭찬 과자들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진다.  



문학 글쓰기 합평이 궁금하시다면 튼튼한 주머니 하나씩 들고 참여하시길. 주머니에 담길 칭찬이 앞으로 당신의 글쓰기에 큰 힘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https://brunch.co.kr/@futurewave/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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