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젊음 혹은 젊었던 시절

by 은한

양현석은 힐링캠프에 나와서 이런 식으로 말했다.

"제 전재산을 쓰고, 젊음을 살 수 있다면 저는 젊음을 살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젊음이라는 게 얼마나 귀중한 줄 잘 몰라요."


여기서 한 번 바꿔 물어보고 싶다. 전재산을 걸고 시간을 되돌려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으면 돌아가고 싶겠냐고. 아마 대답은 "No"일 것이다. 그는 인생의 후반전이 시작된 나이다. 그런 만큼 육체적 능력이나 사고력이 젊은 시절보다 떨어지는 부분이 있겠지. 그가 사고싶은 젊음이라는 게 이런 퇴화되는 부분에 대한 보완 및 업그레이드의 개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입장에서 지금의 위치와 배경을 잃지 않는다면, 솔직히 전재산 다 까먹어도 새로이 얻은 젊음의 에너지와 능력으로 그만한 부, 그보다 더 큰 부를 얻을 확률이 높다. 반면에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방식으로 이런 규모로까지 성공하는 건 또다시 고통이고 도박 아닌가? 양현석이 이런 늬앙스를 갖고 젊음을 산다고 얘기했다면, '여러분의 젊음'을 운운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하고 무책임한 발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젊음을 충실하게 보낸 사람은, 다시는 이 시절을 겪기가 싫어진다. 젊은 시절은 능력과 욕구의 언밸런스, 혼란과 방황, 갈등과 고뇌, 내적 외적으로 많은 것이 깨지고 정립되고 어지럽혀지는 시기다. 또한 계절로 따지면 봄, 씨앗을 심은 단계인데 언제 또 불확실한 발아의 계획을 짜고 불안한 발아의 과정을 기다린단 말인가.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고싶단 소리는 삶을 허투로 살아온 사람만이 꺼낼 수 있는 헛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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