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 달력은 아직 3월을 넘기지 않았는데 벌써 4월 중순이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서른 살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이것저것 공부하고 상담하고 집안 일 하고 여자친구 만나고 봄에는 친구들도 종종 찾아와주고 하니까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린다. 다행인 건 막연히 반복되는 일상이기 보다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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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다 읽고 도올 김용옥의 <논어한글역주>, 김인환의 <주역>, 최봉수의 <심명철학-상 창조론>을 구매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올리버 색스 사주를 풀면서 따로 서평을 올려야겠다.
김용옥 논어한글역주는 이십대 초반부터 사고 싶었는데 미뤄지다 드디어 산다. 동양철학에 애정을 갖게 해준 결정적인 사람을 뽑으라면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될 것이다. 스무살때 대학한글역주, 논술과 철학 강의, 사랑하지 말라를 읽고 군대에서 맹자한글역주, 중용 인간의 맛을 읽고 전역해서 중용한글역주를 읽었던 거 같다. 동서고금의 지식을 종회무진하는 스케일과 거침없는 화법에 빠져서 하나씩 읽어나갔다. 군대에서 슬기바다 출판사에서 낸 논어를 두어번 읽었는데 다시 김용옥이 쓴 버전으로 읽고 싶어서 구매했다. 명리를 공부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새롭게 읽힐 내용이 많이 생길 꺼 같아 기대된다.
주역은 대학 수업이 주역철학사이다 보니 괘사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알려주지는 않아서 직접 점을 칠 때 점단하기 위해 필요한 해설서를 샀다. 주역은 아직 낯설어서 국문학자가 번역한 게 가장 재밌고 쉽게 읽겠지 싶어 김인환읜 주역으로.
심명철학은 명리책인데 최근에 구독하기 시작한 분이 강추하길래 궁금해서 구매했다. 저자가 스님인 것 같고 목차를 보면 책 내용도 단순 명리 이론 뿐 아니라 다양한 접목, 응용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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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 공부의 완성 단계, 해석에 자유를 느끼는 경지가 어떨지 궁금하다. 가장 기본적인 음양과 오행의 이치, 십천간 십이지지의 특징과 운동성과 물상, 십성의 해석, 육십갑자 십이운성의 작용, 육십갑자 기둥의 배합에 따르는 특징, 근묘화실에 따른 연월일시 관법, 신살의 작용, 운이 미치는 영향. 이 모든 정보가 종합돼서 입체적으로 통일감있게 움직여줄 때 명리 해석에 자유가 생길 것이다. 명리 공부 완성의 목표를 壬子대운이 끝나는 2021년, 서른 살로 잡는다. 마침 대학을 졸업하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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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상담한 사람이 대략 500명 정도 된다. 아직 그렇게 많은 팔자를 본 건 아니지만(적어도 3천 명은 해야 눈이 트인다나) 한 사람 한 사람 팔자를 사색하고 1시간 동안 깊이있는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명리 공부가 빨리 이뤄진 것 같다. 이제는 어떤 팔자를 봐도 큰 의문이나 곤란없이 40~50분은 얘기할 수 있다. 나머지 시간도 주변 사람을 봐주거나 그동안 공부한 명리 지식을 쥐어짜면 얼추 채워진다. 사주팔자를 풀어보면 대체로 그 경향성에 맞게 살아가고 일부는 놀랄 정도로 잘 맞아 떨어진다. 사주팔자에 따른 적성, 천직을 알아가고 다가올 운에 맞춰서 미래를 계획,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 사주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사주 공부의 완성 단계에서는 1차원적으로 알아맞추고 알려주는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잘 인지하지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깊이 있게 전해주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명리학적 관점에서의 지혜가 녹아들어간 상담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