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배송와서 흥분된 마음으로 하나씩 읽었다. 심명철학은 우려와 달리 한글 표기가 잘 되어있었다. 동양철학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도 어려운 한자 용어가 난무하기 때문에 다가설 엄두가 안나는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내가 사주를 볼 줄 안다고 한자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으신데 별로 그렇지 않다. 흔한 한자 자격증 하나 있지도 않으니 말이다.
사주팔자에 나오는 한자는 10천간, 12지지 해서 총 22글자 밖에 안 된다. 한글도 자음 19글자, 모음 21글자 해서 총 40자니까 한글보다 적다. 생각보다 그렇게 외울게 많지 않다는 얘기(응용이 무궁무진해서 그렇지). 사주팔자를 공부하다 보면 언어, 수학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게 시간에 담겨진 의미라는 게 재미난 점이다. 명리학적으론 의미없는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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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담자 중에는 브런치에서 보고 오신 분이 계셨다. 브런치 유입률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왠지더 신경써서 잘 봐주고픈 마음이 생긴다. 프립에서 소개 글만 보고 오는 사람들과 달리 나의 내밀한 내면을 더욱 들여다보고 오기 때문에 더 신경 쓰이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다행히 블로그나 브런치를 보고 오시는 분은 은근한 친밀감과 호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상담이 부드러워진다. 흰색 배경에 검정 줄 여러 개를 전파상으로 채워넣고(40글자 정도의 복잡함으로), 그게 여러 사람들에게 가닿아 내 마음의 일부가 전해지고, 그중 일부의 사람들이 그걸 도화선으로 내 눈 앞에 직접 나타나 깊은 대화를 나눈다는 게 새삼 놀랍다. 인류는 놀라운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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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주 배가 고프다. 늦잠이지만 아침에 일어나게 되는 가장 급한 이유는 아침 밥을 먹기 위해서다. 여자친구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고독하고 공허하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처음 들을 땐 그 어두운 단어를 고작 뱃속에다가 표현하는 게 재밌었는데 이젠 나도 절실히 공감된다. 배고프다는 건 참으로 공허하고 허무한 상태다. 인체는 왜 이토록 불어나기 쉽게 진화됐는지. 안 보던 유투브 먹방도 한 번씩 보게 된다. 게걸스럽게 허겁지겁 음식을 마구 쑤셔넣는데 그게 내 몸이 아니어서 다행스럽고, 그러면서도 은연중에 대리 만족이 생기는 묘한 컨텐츠다. 아마 오행으로는 火土, 십성으로는 겁재,식신이 발달한 사람들일 꺼야. 유명 BJ들 수익 보면 고서가 부르짖는 재성, 관성보다 식상, 겁재의 가치가 높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