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by 은한

남의 안 좋은 면을 보고 욕짓거리를 해대는 사람이 있다. 가장 쉬운 예로 인터넷 세상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악플러.

난 이게 여러 겹에 걸쳐서 비효율적인 행위라는 걸 알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가장 꺼리는 일이기도 하다.

생각해보자.

나는 한번 뿐인 내 인생을 살아간다. 나는 젊은 시절을 보내고 있고 세상은 갈수록 취업난에 불경기에 힘들고 어려운 경쟁의 연속이다. 고로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그에 맞는 나의 앞길(목표)이며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지식과 통찰 그리고 이 세가지의 매칭. 이걸 바탕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의 행동. 행동으로 이어지는 고민과 또 한 걸음. 이렇게 관심사를 좁혀놓고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겨도 시간과 에너지는 모자라다. 더군다나 인간이란 동물은 언제나 행복과 쾌락을 향해 몸부림 치기에 시간은 더더욱 새어나갈 수밖에 없다.

근데 내게 호감을 주지 않는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굳이(1)' 관심을 둬 '굳이(2)' 주의-집중-관찰하다가 '굳이(3)' 불쾌감을 느껴 그것을 '굳이(4)' 언어의 형태로 끄집어 표현한다는 것.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네가지 단계의 '굳이'중에 한 차례만 빼먹어도 욕나올 일 없을 텐데 굳이, 굳이, 굳이, 굳이 욕해야하나? 내가 보기에 (1)은 관심사를 잘못 설정한 거고 (2)는 의식의 초점을 잘못 설정한 것이며 (3)은 쓸데없는 감정 소모 (4)는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다.

생산적이거나 선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은 욕과 비난은 추악하다. 화는 화를 옮기고 불쾌는 불쾌를 낳는다. 다른 사람 욕하는 게 취미인 사람에겐 별 쓸모없는 이 네가지 '굳이'를 거쳐 한 번쯤 욕을 퍼부어주고 싶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하냐고. 남 욕할 시간에 너 자신의 쾌락을 위해 자위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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