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7 癸亥日

by 은한

내일로 다시 갑자일이 돌아온다. 육십갑자의 새로운 시작, 영원한 순환.

내일은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해볼만한 날이지 않을까. 마음 같아선 육십갑자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천간,지지,십이운성,신살 개념을 하나씩 정리하고 싶다. 근데 아직 육십갑자를 풀어내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안됐달까. 지금까지 갖춰놓은 만큼만 되는대로 풀어볼지 고민이다. 다음에 버전업을 해도 되긴 하지.

육십갑자를 다 정리하면 두번째로는 육십갑자끼리의 비교대조를 통한 분석을 하고 싶다. 예컨대 갑 일간이라면 양지陽地인 인,오,술,신,자,진을 지지로 쓸 수 있으니 갑인,갑오,갑술,갑신,갑자,갑진 일주가 나온다. 그것들간의 공통점과 차이를 비교대조하는 작업도 될 수 있다. 더 세분화한다면 갑인vs갑신, 갑오vs갑자, 갑술vs갑진으로 충하는 관계가 차이점을 번뜩이게 보여줄 수 있겠다. 다른 비교로는 오행은 같지만 음양이 다른 갑인vs을묘,갑오vs을사,갑술vs을축,갑신vs을유,갑자vs을해,갑진vs을미가 될 수 있겠고. 다른 분류로는 지지를 기준으로 예컨대 인 일지라면 갑인,병인,무인,경인,임인을 비교대조하는 거지. 이렇게 관점을 번갈아 끼우면서 여러 방식으로 비교분석하면 각 천간,지지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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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일진을 써보자.

어제 壬戌日 일진에 백호대살이 들어왔는데, 어제도 집안 가구에 종아리를 긁혀 새끼 사자가 발톱으로 긁은 상처가 남았다. 나는 무슨 살기만 들어오면 여지없이 뭔가 긁히고 피를 본다. 팔자에 기본적으로 인사신 삼형을 가지고 있어 그런 운을 더 야무지게 받아먹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집안 가구들도 문을 열었으면 꼭 닫아두고 평소에 정리 좀 하고 깔끔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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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가 밀리기 시작한 戊午日. 지지 상관에 십이신살 재살이 들어온 날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아침 출근-글쓰기를 하지 못했다. 기존의 틀을 상하게 하는 기운이 현실 환경으로 내려오고, 띠 기준-재살 변화,변동,불안성이 들어온 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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己未日 금요일. 이 날 12시 예약이 있어서 늦잠을 뿌리치고 일찍 출근했는데, 어이없게도 예약자가 예약링크인지 상담소인지 모를 뭔가를 착각해서 잘못 예약했던 것이다. 당일 상담 시간이 다 되어서 취소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취소 사유를 물을려고 전화를 하니 죄송하다고, 잘못 알았었다고, 그런데 그냥 이쪽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한 20분을 기다리는데 감감 무소식이라 다시 전화했더니 다른 데서 상담 받고 있다고, 지금 상담하고 있는 곳이 우리 상담소인 줄 알았다고, 누가봐도 뻔한 거짓말로 이상하게 상황을 무마시키려하는 것이었다. 하여튼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이렇게 기분 나쁜 노쇼는 처음이었다.
이 날 일진에는 未 아닐 미자가 들어온다. 뭔가 결정되지 않고 미정되는 날. 그리고 남자인 내게 양기가 치우쳐서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적고 불쾌감이 커질 수 있는 날. 일주로 귀문관살이 들어와 이상한 일이 생기거나 예민성이 더 커질 수 있고.
마지막 상담에서는 친구와 함께 온 예약자였는데, 같이 온 친구가 상담을 해줄 수 있냐고 즉석에서 신청해서 연장으로 상담을 해드렸다. 아까 못했던 걸 나중에 채우고, 하여튼 미정未定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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庚申日 토요일, 편관한테 뚜드려 맞는 날이었네. 별 다른 일은 없었다. 이 날도 친구 따라 온 이십대 초반의 내담자가 있었는데 사주 풀이에 도무지 관심이 1도 없어서 난처하긴 했다. 벽보고 얘기하는 느낌, 내 말이 아무런 의미로도 가닿지 않는 느낌. 그런 불만족이 있었긴 했다.
이 날이 뭐 사먹으려고 나왔을 때 kt 화재가 나서 카드를 못 쓴 날이었다. 戌년에 申일이 격각이라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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癸亥日 오늘. 다시 일찍 출근-글쓰기를 시작한 날이다. 亥中甲이 장생하는 날이라 의지가 강한 날. 계해 정인,편인 인성 세력이 강해서 일어나자마자 에세이,단편 소설을 한 편씩 읽었다. 사해충 역마가 들어올 때 씻고 나와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상담소로 걸어왔다. 출퇴근때 들으려고 문학이야기 신형철 팟캐스트를 다시 듣기 시작했다. 사오시 오후 1시 정도까지 글을 썼던 것 같다. 배고파서 뭘 먹을까, 든든한 걸 먹고 싶다 해서 순대국밥을 먹었다. 亥 돼지가 들어온 날이라 돼지고기를.. 팟캐스트 필사도 하고 이메일 상담, 카톡 상담을 하고, 책으로 공부하고. 집에 가서는 대학 인강을 들어야한다. 대학 인강을 들을 때면 편인도식이 뭔지 알 꺼 같다.
오늘은 망신살이 들어와서 이런 저런 글을 막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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