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길을 걸으며 천간을 생각하다가 재밌는 패턴을 발견했다.
합(合)은 극(剋)함과 극(剋)당함의 사이에 절묘하게 들어가있다는 것이다.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10천간을 모두 적용해보면
甲木은 戊土를 극하고, 己土와 합하며, 庚金에 극 당한다.
乙木은 己土를 극하고, 庚金과 합하며, 辛金에 극 당한다.
丙火는 庚金을 극하고, 辛金과 합하며, 壬水에 극 당한다.
丁火는 辛金을 극하고, 壬水와 합하며, 癸水에 극 당한다.
戊土는 壬水를 극하고, 癸水와 합하며, 甲木에 극 당한다.
己土는 癸水를 극하고, 甲木과 합하며, 乙木에 극 당한다.
庚金은 甲木을 극하고, 乙木과 합하며, 丙火에 극 당한다.
辛金은 乙木을 극하고, 丙火와 합하며, 丁火에 극 당한다.
壬水는 丙火를 극하고, 丁火와 합하며, 戊土에 극 당한다.
癸水는 丁火를 극하고, 戊土와 합하며, 己土에 극 당한다.
극은 오행-대음양의 짝은 맞지만 양간음간-소음양의 짝은 맞지 않을 때 생기고
합은 오행-대음양의 짝과 양간음간-소음양의 짝이 모두 맞아떨어질 때 일어난다.
세운에서 10천간이 차례로 들어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양간은 자신이 극하는 양간이 같은 오행 음간으로 무르익으면 합을 하고
음간은 자신이 극하는 음간이 다른 오행 양간으로 전환되면 합을 한다.
양간은 자신이 극하는 양간의 물리적 변화를 야기해서 합을 쟁취하고
음간은 자신이 극하는 음간의 화학적 전환을 바라며 합을 기다린다.
양간은 합하는 음간-정재를 취하고, 보호하다 정재-편관의 음양오행 전환으로 불현듯 극당하고
음간은 합해온 양간-정관의 혜택을 얻고, 보호를 받다가 정관-편관의 음양 전환으로 예고된 극을 당한다.
양간은 도전적, 적극적, 기세 충만이라 재관인의 '편(偏)'자 시리즈부터 만나서 급작스럽게 무리해서 장악하거나 살벌하게 두들겨맞고
음간은 안정적, 보수적, 실익 추구라 재관인의 '정(正)'자 시리즈부터 맞이해서 슬며시 자리를 파고들거나 은밀히 적응한다.
하여튼 양간이든 음간이든 합은 극함과 극당함의 절묘한 사이에 들어있다.
양간은 짧은 순간의 행복을 위해 도전(편재)을 하고, 나의 것을 쟁취(정재)한 후에는 그 기쁨도 잠시 뿐, 다시 빼앗기고 고통(편관)받는다.
음간도 짧은 순간의 행복을 위해 무리(편재)하고, 나의 것으로 명예(정관)를 얻은 후에는 그 안정감도 잠시 뿐, 다시 부담과 압박(편관)을 느낀다.
긴장과 불행 사이 잠깐의 행복.
긴장 전에는 식상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불행 후에는 인성의 배움 과정이 다가온다.
10천간은 1/10의 합 순간을 위하여 묵묵히 세월을 한 칸씩 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