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재 일진이 정재를 극할 때

by 은한

요 몇 개월 전부터 평상시와 다른 낯선 환경에 처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던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거나, 소소한 사건사고가 생길 때마다 일진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관찰해본 결과 확실히 '겁재'의 영향이 일진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내 사주에 겁재가 있었다면 그 영향이 크지 않거나, 크게 체감하기 어렵겠지만 내 사주에는 겁재없이 정재만 드러나있다. 그래서 겁재가 운에서 들어와 정재(正財)를 겁(劫)하고 극(剋)하는 날에는 확실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거나, 낯선 환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친구 결혼식날도 일진 천간에 乙酉 일, 겁재가 들어온 날이었다. 자주 즐겨 놀던 친구들 말고도 친구의 친구로 다양한 사람들을 접했던 날이다. 원래 블로그를 통해 친분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처음 뵙게 된 기자님도 乙未 일에 만났다. 未土는 내게 천을귀인이라 귀한 인연으로 접한듯 하고. 또 친구가 청첩장을 준다고 만난 날도 庚辰 일로 辰 지장간 여기에 乙 겁재가 들어있어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辰은 묘고지, 화개지로 지난 과거를 되풀이하는 성격이겠다. 예비군 소집일도 지난 3월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여지없이 천간에 乙 겁재가 드러났다.

정재라는 일상의 규칙성, 안정된 소유 영역, 올바른 생활 패턴을 겁재라는 낯선 인자가 극하면서 깨뜨리거나, 침해하니 새로운 일탈, 예외적 환경, 낯선 환경에서의 불안이 형성되는 것이다. 사주에 직접적으로 드러난 정재에 일진에서 들어온 겁재가 가시적으로 충돌을 일으키기에 그런 변화를 눈에 띄게 체감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만약 사주에 정재가 없고 겁재가 있었다면 평소에도 별다른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거나, 안정된 소유영역에 집착하지 않고, 항상 처음보는 낯선 사람들과 접하고, 새로운 환경을 추구하거나 해서 겁재운이 들어와도 그러려니 넘기게 될 것이다. 반대로 사주에 겁재가 드러났는데 정재가 들어올 때 평상시 갖추고 추구해온 겁재적 태도,스타일,환경으로 인해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손해를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정재라는 규칙성, 소유영역에 대한 관념을 상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주에 겁재가 없고 정재만 있는데, 겁재운이 온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닌듯 하다. 일단 내가 갖춰오고 추구해온 정재적 태도,스타일,환경이 깨지면서 그 날 하루는 순간적으로 불편하고, 긴장되고, 불안할지 모르나 새로운 자극을 들여옴으로 되풀이되는 일상을 환기시킬 수 있고, 그게 어떤 새로운 기회로 연결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십성의 어떤 극(剋)이든 간에 현실적인 자극으로 들어오는 것이고, 그를 통해 극당한 십성을 현실적으로 재구성/재충전/환기를 시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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