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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Jul 13. 2019

오행(五行)의 순환 - 水의 관점

오행(五行)의 뜻을 한자로 단순하게 풀어보면 木火土金水가 '다닌다'는 의미다. 다닌다는 것은 운동하고 변화하는 것을 뜻하며 그러므로 木火土金水는 고정된 물질이 아니라 '유동하는 에너지'임을 알 수 있다. 오행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바라봐서는 안되는 이유다. 음양도 상호의존하고 순환하는 상대적인 개념이듯 오행도 마찬가지다. 木火土金水의 개별 특성처럼 보이는 것은 五行이라는 전체성 안에서만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이다. 


오행이라는 전체성은 그럼 무엇을 의미할까? 木火土金水이라는 에너지가 일정한 규칙을 따라 변화하고 결국에는 '순환'한다는 것을 뜻한다. 상생으로 따지면 木生火生土生金生水에서 다시 水生木으로 새로운 시작을 열기에 매년 입춘이 지나 봄이 찾아오는 것이고, 인시가 지나 해가 뜨는 것이다.


이 변화와 순환도 관점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운동하는지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水의 관점에서 먼저 바라보는 것이 순서에 맞을 것이다. 엄마 뱃속에서 빠져나와 한 개체로서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 木의 시작이라면, 엄마 뱃속에서 인생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더 근원적인 시작, 원초적인 시작은 태아의 시기, 즉 水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범위를 넓혀 지구에 木, 생명체가 존재하기 이전에 빅뱅이라는 우주의 시작(水)으로부터 기나긴 시간의 힘(水)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최초의 근원으로 돌아가보면 水가 나온다. 고로 木火土金水는 水라는 근본 에너지의 운동 과정이며 변화하는 에너지 상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양식에 불과하다.  


水(木火土金水) 모든 에너지는 水로부터 시작하여 水로 돌아가는 것이고, 다시 순환하여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엄마 뱃속의 태아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구 뱃속이라는 무덤으로까지 이어지는 삶의 흐름이 水에서 水로 돌아가는 것이고, 잠들기 시작하여 아침에 깨어나기 직전까지, 하루의 전환을 책임지는 것이 水의 상태가 된다. 일로 따지면 이제 막 사업자등록을 하고 개업을 시작한 시점이 木의 상태라면, 그 전에 비전을 꿈꾸고 추상적으로 구상,기획,계획하는 단계는 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혹은 더 이상 희망이 없어 폐업 절차를 거치기 시작한 시점이 金의 상태라면, 그 후에 사업 정리를 마무리하면서 과거를 돌아보면서 후회하기도 하고, 교훈을 얻기도 하면서, 다시금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상태를 水의 상태로 볼 수 있다.


오행의 원리를 통해 짧게는 하루부터 길게는 인생 전체, 더 길게 보면 인류사, 넓게는 우주 전체를 통틀어서 단기-미시에서 장기-거시를 통틀어 살필 수 있다. 이렇게 시공간의 범위를 확장 또는 축소해서 관점을 달리 바라보면 오행의 이치를 점차 깨달아 갈 수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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