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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Jul 14. 2019

오행(五行)의 순환 원리

日月과 공전과 자전


오행이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운동하여 변화하고 결국에 순환한다는 원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우주 태양계 안에서 지구의 운동 방식이 바로 그렇기 때문이다. 지구는 태양계라는 궤도를 대략 365일간 공전하고, 자체적으로는 대략 24시간 동안 자전한다. 대체로 일정한 타원 궤도를 정해진 속도로 규칙적으로 공전하기에 기준점을 바탕으로 순환하게 된 것이고, 대체로 일정한 자전축과 자전 속도로 규칙적으로 자전하기에 순환을 예측할 수 있고, 그 오행의 변화 법칙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대략', '대체로'라고 얘기한 이유는 과학적으로 엄밀히 따져들어가면 인간이 체감하기 어려운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고, 광대한 시간 흐름의 변수까지 계산하면 조금씩 변화하는 부분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세한 차이가 장시간 쌓여 극명하게 지구의 물리 운동 속성이 변화하게 된다면, 그때는 음양오행의 변화 원리도 그에 맞게 바뀌거나 새로운 법칙이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현재의 오행의 변화 원리가 인간의 인식과 관찰, 예측, 경험 등으로 만들어진 원리일 뿐이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님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음양오행이 미세한 오차를 모두 세밀하게 계산한 과학적인 원리가 아니라, 큰 흐름의 변화를 예측하고자 하는 인간적인 원리임도 밝히고자 한다.


공전은 태양의 막대한 질량에 따라 태양계의 공간이 움푹 휘어졌기 때문에 지구가 태양 주위의 휘어진 곡선을 미끄러지면서 흐르고, 결국에 태양을 돌면서 만들어졌다. 지구는 23.5도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기에 태양의 고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가 일어난다. 태양의 고도는 겨울보다 여름이 높기 때문에 겨울보다 여름에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받아 여름이 더 덥다. 태양(太陽)이 내보내는 광자(빛), 즉 火氣가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지표면과 지구내 물질, 생명들과 마찰하면서 더 많은 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태양 고도는 하루 중에 낮 12시, 1년 중에 6월 하지, 즉 丙의 제왕지인 午月, 午時에 가장 높은데 지표면이 달구어지는데 걸리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지표면이 가장 뜨거운 시간은 丁의 세력이 강해지는 未時, 평균 온도가 가장 높을 때도 申月이 된다. 


지구가 자전을 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자. 지구가 생길 때 태양 주변에 있던 가스,먼지의 구름,티끌로 이루어진 혹성이 서로 충돌하며 점점 커지면서 지구가 생성되었다고 한다. 초기 지구의 원형으로 볼 수 있는 미행성의 주변 물질의 질량을 흡수해감에 따라 중력이 점점 강해져 또 다시 다른 물질들을 더 폭넓고 강하게 흡수하면서 원시행성으로 커졌고, 또 다시 성장할수록 중력이 강해져 주변에 있는 또 다른 물질들, 우주 바위들을 계속해서 흡수했다. 우주 바위들이 지구와 '흡수'되는 과정에서 지구와 '충돌'하게 됐다. 이로 인해 많은 힘이 가해지고, 그 힘에 의해 가속도가 붙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자전하게 되었다는 게 나오즈 교수의 분석이라고 한다. 


질량으로부터 형성된 중력으로 인해 다른 물질들을 흡수하는 것을 명리로 보면 합(合)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이고, 그 과정에서 충돌하는 것은 극(剋)하는 모습이 된다. 실제로 합과 극은 매우 가깝다. 천간합의 원리로 보면 극에서 한 발 나아가면 합이오고, 합에서 한 번만 더 나아가면 극이 다가오는 것이다. (甲-戊己庚, 乙-己庚辛 등) 합과 극은 서로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 사이, 혹은 엄마와 자식처럼 가까운 것이고, 합이 모든 걸 조화시키고 극이 모든 걸 파괴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에 충돌의 극으로 인해 지구가 자전할 수 있었고, 음양의 교차가 발생하면서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에 기여한 것이다.  합변극(合變剋)이고 극즉생(剋卽生)이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구를 끌어당기는 달의 인력 덕분이다. 자전축은 23.5도 라는 완만한 기울기를 가지기에 햇빛이 지구에 골고루 퍼져서 지구에 생명체가 살기 적당한 기온이 유지된다고 한다. 안정적인 자전축을 가졌기에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계절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달의 존재와 달의 지구 공전 운동으로 인해 12달이라는 달력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달은 조석 현상을 통해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춰주기에 지구 환경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 이러한 달의 특성을 보면 지구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고 지구의 텐션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기에 음(陰)의 대표 역할을 맡는 것이다. 만약 달의 음(陰)적 역할이 없었다면 지구는 양기(陽氣)의 태과로 인해 생명체가 안정적으로 진화하기에 부적합하고 열악한 환경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달의 명칭을 태양에 상대해 태음(太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한 달은 45억년 전, 대격변의 사건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화성 크기의 행성이 지구와 부딪치면서 돌, 파편 뭉치가 튕겨져 나왔는데 먼지, 얼음 조각 등이 돌덩이와 한데 뭉치면서 달이 형성되었다. 그 충격의 과정에서 지구 내부에서 액체 금속의 핵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지구 대기를 붙잡아주고 방어해준다고 한다. 지구의 자전이 만들어진 것이 극합(剋合)의 원리였다면, 이처럼 충돌로 인해 튕겨져나와 분리돼 또 하나의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진 달은 충(沖)의 원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충돌은 이처럼 새로운 창조의 발판이 되는 필연적인 파괴가 될 수 있다.


사주에서 충이 들어오면 마찰,충돌,갈등,우발적 상황 등으로 인해 새로운 환경으로 변화,변동,이동을 따라야한다. 그러한 과정으로 인해 당장은 혼란스럽고 고충이 따를 수 있겠지만 삶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것이고 또 다른 기회를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구에서 튕겨져 나온 달처럼 때로는 '창조적 파괴'의 극적인 발전 과정이 따르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충(沖)'을 무조건 불길하게 보고 무조건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찾아나서는 계기로 맞이하는 게 보다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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