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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Dec 25. 2019

단체 상담 워크숍 진행


어제는 구리 디지털 단지역에 가서 단체 상담 워크숍을 진행하고 왔다. 11명의 사주를 2시간 동안 진행했는데,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 서서 발표하듯이 사주를 풀어주고 질문에 답해주는 게 처음이라 긴장이 되기도 했다. 긴장과 불안을 풀기 위해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미리 세세하게 구성을 짜두고, 풀이 내용도 타이핑해서 프린트하고, 집에서 혼자 발표를 연습하면서 시간도 재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과 이미지를 그려둬서 그 상황이 낯설지 않도록 했다. 사실 미리 겁먹어 봐야 도움될 게 없어서 전날과 당일 진행 직전까지 명상을 통해 어느정도 마인트 컨트롤을 하기도 했다.


구성은 도입-진행-마무리로 크게 세 파트로 나눴다. 도입에는 자기소개(어떻게 사주 공부를 하게 되었고 상담까지 하게 되었는지)와 사주팔자의 유래와 작동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해드렸다.

진행은 각자의 사주를 하나씩 5-7분 정도 잡고 풀어주고 한 명이 끝날 때마다 당사자에게 궁금증이 생기면 질문에 답해주고, 모든 사람의 풀이가 끝나면 전체적으로 질의응답을 해주는 것이다.

평소에 일 대 일로 한 시간 동안 상담하는 것에 비교하면 시간이 십 분의 일 정도로 짧아지기도 하고 공적인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 평소의 풀이 방식과 완전히 다르게 구성해야 했다. 짧은 시간 요약으로 압축된 내용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와닿을 수 있도록 물상-이미지 풀이를 주된 해석 포인트로 잡았다. 절기에 따른 농사의 비유로 설명하는 것인데 13명의 사주(이중에 2명은 다른 일정으로 참여를 못했다)를 색다른 관점으로 준비하다 보니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생각보다 크긴 했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많았다.

2시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루즈해지지 않도록 약간의 과장된 언어선택으로 웃음 포인트를 섞어두었는데 덕분에 중간중간 웃는 경우도 많았고, (지금도 잘 모를)의외의 포인트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정도 진행을 하다보니 긴장이 풀려서 편하게 얘기했던 것 같다.

마무리에서는 절기와 농사의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사주의 특징을 풀이했듯이 자기만의 고유한 에너지가 주어졌을 뿐이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을 따지기 어렵고, 중요한 건 자기에게 주어진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기실현을 해나갈 것인가 라고 말했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 여러 사람 앞에 나서서 주목받아야 하는 상황을 정말 꺼리는데 돈을 벌기도 하고, 이런 경험을 겪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흔쾌히 받아들였다. 어려운 과제처럼 보이는 것이라도 열린 자세로 일단 부딪쳐가면서 단기간에 많이 자극받고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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