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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Apr 01. 2020

편관 단상

편관은 십성 중에서 가장 악명 높아서 칠살(七殺)이라고도 부른다. 편관은 살(殺)자가 들어가는 유일한 십성이며, 반대편에서 편관을 제압해주는 십성은 식신(食神)으로 신(神)자가 들어가는 유일한 십성이다. 그만큼 편관에 대한 두려움과 식신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주는 용어로 보인다.


편관이 들어왔다고 무조건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무슨 일이 터졌을 때는 대개 편관이 들어온 때다. 사주에 편관 세력이 받쳐준다면 그게 더 임팩트있게 다가온다. 전에 뭔가 잘못했던 일, 법적으로든 관습상으로든 예의상으로든 찝찝한 일을 만들어놨다면 편관은 그저 몽둥이 하나를 닦아두고는 조용히 나설 준비를 한다. 정관이라면 모를까, 편관은 언제 어떤 식으로 방문하겠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예고도 없이, 절차를 건너뛰고, 그냥 갑작스럽게 들이닥쳐서는 잘못을 지적하고 위협을 가한다.


여기서 인성을 쓰느냐, 식상을 쓰느냐에 따라 편관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인성을 쓴다면 편관을 수용하여 겁이 나기도 하고 정신을 각성하고 잘못을 바로 잡는 행동을 취할 것이며, 반성하여 배움을 얻기도 할 것이다. 편인은 좀 더 긴장하여 거의 순종하듯이 따라준다면 정인은 편관 다루는 법을 본능적으로 알아서 한결 여유있고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식상을 쓴다면 편관에 대응하여 화가 나기도 하고 반격 태세를 취할텐데, 식신은 좀 더 절실하고 진지하게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고, 상관은 좀 더 융통성있고 타협, 설득하는 자세로 문제 상황을 측면에서 해소하려 할 것이다. 그밖에 비겁을 보면, 비견은 뚝심으로 버티는 힘이 강해지고, 겁재는 인맥을 동원하여 어떻게든 편관을 회유하려 할 것이다.


어쨌든 편관이 들어왔다는 것 자체로 뭔가 위협, 부담, 압박, 스트레스, 책임질 것이 생겼다는 말이고, 그것에 반응하는 다른 십성의 개입 여부는 2차적인 문제다. 사소한 잘못, 실수 하나 저지르지 않은 사람 드물고 단점과 약점이 없는 사람 거의 없기에 편관은 언제나 자기 나름의 정당성을 가지고 일종의 충격으로 부딪쳐와 강제적으로 변화하게 만든다.


편관은 대운에서 10년 동안 만나든, 세운에서 1~2년을 만나든 언젠가 마주해야할 사건사고이고 해결 과제다. 이런저런 잡다한 개운법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편관에 꼬투리 잡힐 만한 건수를 최대한 없애고 사소한 것에 한정시켜야 한다. 불법, 편법, 탈법, 초법적인 일을 저지른다면 어떤 식으로든 편관에 얻어맞을 날이 언젠간 다가온다. 그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바르게 사는 것만으로 편관의 두려움이 대부분 증발될 것이다. 또 편관이 어쩔 수 없이 들이닥쳤다 하더라도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사주에 부여된 해결 양식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그 문제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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