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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Apr 03. 2020

고마워하는 마음


오직 하나된 마음으로 깨어나 생각, 감정, 오감을 보살피자.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소중한 일인 것처럼.


몸과 세계의 끊임없는 교류인 숨도

몸안에 울리는 생명의 파동인 심장박동도

세계와 접촉하여 몸을 운동시키는 걸음도

모두 훌륭한 명상의 대상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곁가지로 새어나가는 잡념과 번뇌망상 없이

지금 이 순간을 순수하게 현존할 수 있으면 

고요한 만족감이 충만하게 차오른다.


존재의 만족감이 충만해진 상태에서는

존재의 경계에 맞닿아있는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고마움의 대상이 된다.

세상만사를 한결 긍정적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 또한 감응하여 어여쁜 말을 건네온다.


기쁜 마음은 고마움의 대상을 이리저리 천진난만하게 살펴본다.

대상 자체의 특성을 고마워하고

대상이 나타나게 된 인과를 고마워하며

인과를 무한히 확장함과 동시에 만나게 되는 영원한 근원을 고마워한다.


아무리 하찮고 사소한 것이라도 모든 것들이 신성성이 깃든 그곳에 뿌리를 내린다.

아무리 값지고 위대한 것이라도 모든 것들은 텅 비어있는 그곳으로부터 나타난다.

진정어린 고마움은 온 우주를 손쉽게 관통하여 여여한 진리를 드러내보인다.


무사(無事)할 때 선정(禪定)하여 아무것도 아니었던 주변 경계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명상하는 마음이요

유사(有事)할 때 선정(禪定)하여 관점을 바꿔 미움을 내려놓고 고마움을 찾는 것은  기도하는 마음이다.


마음을 고마움으로 넉넉히 채워넣으면 세상은 고마워 할 일을 더 많이 드러내보일 것이고

그 어떤 일과 대상이라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이상 시험하지 않을 것이며

고마움을 때와 장소에 알맞게 표현한다면 세상은 그 순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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