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롭고 어려운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 끊임없이 고뇌하고 공부하면서 상담 경험을 쌓아갔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만족스럽고 도움이 되는 상담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컨텐츠를 보충하고 상담 방식을 개선해갔습니다. 그런데도 사주팔자 이론과 상담에 있어 결코 채워지지 않는 ‘본질적인 결핍’이 있다는 느낌을 어쩐지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그 결핍을 해소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습니다.
상담만으로는 부족한 사주팔자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유명인들의 사주팔자를 남김없이 수집하고 사주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내담자와 상담을 하면서도 그렇고 유명인들의 사주를 보면 큰 틀과 대체적인 경향성은 분명히 맞는 것 같은데, 길흉의 측면에서 기존의 명리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부자연스럽고 어려운 경우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별도리 없이 이 본질적인 결핍을 한동안 끌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운명을 상담하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입안에 돋은 가시처럼 찜찜하고 괴로웠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줄곧 관심 가져오던 영성과 마음, 종교·철학 공부를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주 상담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기력의 소모가 크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운을 단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크라와 단학 수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차츰 관심의 범위가 넓어져 영성과 마음, 종교·철학 공부에도 깊어지게 된 것입니다. 공부에 진심으로 재미를 들리게 되고, 발심과 서원을 하게 되면서 ‘명상 체험’과 ‘호흡 수련’, ‘양심 성찰’, ‘경전 공부’를 나름대로 치열하게 병행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진심을 바쳐 최선을 다한 결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삶의 질이 분명 영성 공부를 하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달라졌습니다.
뜻밖에도 영성 공부를 진지하게 해나가던 중에 명리학의 틀 안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본질적인 결핍의 정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운명 자체에 대한 철학이었습니다. 운명의 길흉이 어떻다저떻다 그 내용을 논하기 이전에, 운명이 형성되는 ‘섭리’와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그 너머의 제대로 된 ‘철학’이 명리학계에 크게 빈약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