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3.『메타명리학』 집필 동기

by 은한

운명에 대한 철학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기존 명리학계의 풍토에서 사주팔자는 해석의 한계가 모호해 장기간 여러 사람에 의해 광범위하게 오용·남용되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중의 인식에 사주팔자가 미신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죠. 이러한 오해가 사주팔자 명리학뿐만 아니라 명리 이론의 근본이 되는 음양오행 철학 자체에 대해서도 불신하고 저평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음양오행 철학은 인의예지의 양심을 다루는 성리학과도 직결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동방 고대문화의 가르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직접 사주팔자 상담업에 종사한 역술인으로서 이러한 오해를 풀고 불신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명리학을 공부하는 학인으로서 명리학 내용의 끝없는 넓이와 깊이에 흠뻑 빠져들기 이전에, 명리학 너머에서 명리학과 운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관점을 제공해주는 책이 한 권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습니다. 명리학이 운명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하게 분별하고 나서 공부와 상담을 해야 무지로 인한 과장과 왜곡의 오류를 최대한 막아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명리학을 공부한 기간도 그리 길지 않지만, 바로 그 덕분에 명리학에 대한 감촉이 생생한 ‘문제의식’과 ‘본질적인 결핍감’을 기성의 고정관념에 의해 물들어 무뎌지지 않고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명리학과 영성 공부를 충돌시키자 명리학에 대한 ‘거리두기’와 ‘객관화’가 이루어지면서 문제의식과 결핍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영감을 풀어내고 다듬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열망이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별다른 의심 없이 명리학을 수용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운명을 어떻게 바라볼지 다시금 환기하여 본질적인 문제의식을 품고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명리학계와 역술시장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길 바라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지도 모를 나비의 작은 날갯짓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동안 공부하고 연구해온 것을 총체적으로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내는 경험이 큰 공부가 되었고, 앞으로의 공부에도 값진 자양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들어가며 2.명리학의 본질적인 결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