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요소-사주팔자와 카르마, 그리고 자유의지 ①

1장. 사주팔자 형성 원리와 운명(運命)

by 은한


그렇다면 왜 하필 이번 생에 이러한 특정 시공간에 포착되어서 운명, 개성(命)과 삶의 방향성(運)이 정해진 것일까요? 음양오행의 변화원리는 무한한 순환을 전제하기에 자연의 음양오행 이치를 받아들이는 이상 자연의 일부인 인간 생사의 무한한 순환인 윤회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현생에서 태어난 시공간, 즉 운명은 마구잡이 복불복으로 얻어걸리는 게 아니라 전생의 업보가 촘촘하고 빈틈없이 종합되어 만들어진 정교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게 보다 합리적입니다. 인과법칙이라는 하늘의 이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현상계의 개별 삶에 나타나는 각종 차별은 불공정하여 삶의 의욕을 떨어뜨릴 것입니다. 늘 공정하고 질서정연한 태극의 전지전능을 인정하지 않으면 세상은 부조리하고 비이성적으로 엉망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겠죠.


전생의 업보를 통해 형성되어 부여받은 사주팔자는 이번 생의 결을 보여줍니다. 사주팔자는 카르마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 읽어내는 도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주팔자가 같다고 해도 카르마는 제각각으로 다르기에 삶의 구체적인 모습까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사주는 단지 큰 틀의 운명의 형식을 보여주는 것이지 운명의 내용(전생의 업보·현생의 영성)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는 못합니다.


현생에 부여받은 사주팔자 운명의 형식은 에고가 알 수 없는 더 높은 차원(아뢰야식·황극)의 전지전능함으로 결정된다고 볼 수 있으며, 각자에게 주어진 저마다의 카르마를 풀어가기 위한 최적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죠. 이번 생에서 과보를 받아야 하는 발현업(發現業)은 부정적인 업보를 극복하고 해소하면서 교훈을 얻고 성장하기 위한 ‘과제’가 될 수도 있고, 긍정적인 업보를 발현하면서 세계를 지혜와 사랑으로 밝히기 위한 ‘사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한에 가까운 업보의 굴레 속에서 누구나 과제와 사명이 어느 정도 섞여 있을 것입니다. 다만 비중의 차이에 있어 같은 사주팔자라도 카르마에 따라 누구는 주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삶이 될 수 있고, 누구는 주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 또한 카르마의 숙성 정도와 자유의지의 발현 정도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단기간 내에 영적 진보를 이룬다면 같은 생에서도 운명이 업데이트되어 우주적 사명을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탈선하여 비뚤어지면 운명이 업데이트되어 과제를 잔뜩 얻게 될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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