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와 존재의 위계 구조 ①

1장. 사주팔자 형성 원리와 운명(運命)

by 은한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여기는 유물론의 입장에서는 육체가 의식을 만들어낸다고 봅니다. 반면 보이지 않는 영적 진리를 직관하고 마음의 깊은 차원을 체험한 유심론의 입장에서는 영혼이 육체를 통해 물질계와 매개하며 육체를 옷처럼 입고 벗는다고 봅니다. 영혼이 물질계에 접속할 때 필요한 뇌는 영혼이 활용하는 컴퓨터 같은 것이죠.


육체의 유일한 생을 믿는 유물론은 근시안적으로 나와 남을 철저히 구별하여 이기적 욕심에 이끌리기 쉽습니다. 영혼의 영원한 윤회를 받아들이는 유심론은 넓고 장기적인 시각과 근원적인 관점으로 나와 남이 본질적으로 둘이 아님을 직관합니다. 자연히 나와 남 모두가 이롭기를 원하는 양심의 신호를 무시할 수 없게 되죠. 이러한 깨달음은 결국 양심에 맞는 선한 방향으로 영혼을 인도해줍니다.


남을 괴롭히는 것은 또 다른 나를 괴롭히는 것이니 사실 그 자체로 괴로운 일입니다. 무지와 아집의 업장으로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의 고통에 지금 당장은 무딜 수 있지만, 존재의 깊은 곳은 나도 모르게 병들어갑니다. 악업은 언젠가 피할 수 없이 갚아야 하는 빚으로 돌려받습니다.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가할 수 없는 노릇이죠. 반대로 남을 사랑하는 것은 또 다른 나를 사랑하는 것이니 그 자체로 행복한 일입니다. 선업은 언젠가 좋은 결과로 되돌아옵니다.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남에게 베풀어야 마땅하죠.


양심이 깨어나면 선악의 업보가 끼치는 영향을 과정적으로도 공감하고, 결과적 측면도 이해하게 됩니다. 선을 취하고 악을 버리기로 다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양심이 깨어났다고 해도 무지와 아집의 두터운 업장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사람이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수행하면서 떼를 조금씩 조금씩 벗겨내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이러한 깨달음, 다짐, 수행은 단순히 길하면 좋고 흉하면 싫은 욕심 차원을 넘어서서 운명을 한결 높은 양심 차원으로 개선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사주팔자의 올바른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