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한 Feb 14. 2022

간지의 위상으로 보는 천명과 운명

5장.메타 명리의 세 위상 : 본간지(本干支)

지금까지 본간지의 위상으로 철학적 탐구를 했다면, 실제 사주팔자로 부여받은 개별적인 삶은 여기서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 알아보겠습니다. ‘천본(天本)’의 토土는 본성에 새겨진 ‘인의예지신’이라는 하늘의 명령, 천명(天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간(人干)’의 토土는 에고의 기질에 새겨진 명(命)으로 볼 수 있죠. ‘지지(地支)’의 토土는 에고가 입고 있는 육체로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 운(運)을 맞닥뜨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명天命은 모든 인생의 공통된 절대적 근본원리이고, 명命은 개체의 인생에서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보편법칙이며, 운運은 개체의 몸이 겪는 일정한 변화의 흐름으로 매 순간 경험하는 개별사물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무한히 다채로운 개개인의 명命은 현상계의 운運에서 천명天命(인의예지)을 다양한 내용(개성)과 조합(협업)으로 다채롭게 구사하기 위한 ‘신의 방편(方便)’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원의 빛은 하나일 뿐이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무한히 다양한 형상들입니다.


‘천본(天本)’이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현존이라면, ‘지지(地支)’는 변화무상한 세계와 세계에 상대하는 육체입니다. 중간에 있는 ‘인간(人干)’은 이번 생에 특정된 에고의 개성입니다. 전생 카르마가 반영되는 운명의 내용과 현생 사주팔자가 반영되는 운명의 형식을 포괄하죠. ‘천본(天本)’의 간섭 여부와 비중에 따라 자유의지가 운명의 변수로 작용해 개성의 발현 수준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간지(干支)를 떼어놓을 수 없듯, 명(命)과 운(運)도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에고의 이번 생에 일정하게 발현되는 개성(命)은 나를 둘러싼 늘 변화하는 환경(運)과의 접촉에서 발현될 수 있습니다. 사주팔자 명리학에서는 운이 크게 대운(大運)과 세운(+월·일·시운) 두 종류로 구분됩니다. 대운은 개별 사주팔자에 따라 10년 주기로 바뀌는 주관적인 운이고, 세운은 모든 사주팔자가 공통된 흐름을 따르는 객관적인 운입니다.

객관적인 세운이 단순히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를 뜻한다면, 주관적인 대운은 외부를 대하는 내부적인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의 변화를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운의 위상을 따져보면 대운은 (혼~)백 차원의 내부 변화에 가깝고, 세운은 (백~)육 차원의 외부 변화에 가깝습니다. 다만 육과 혼의 경계에서 연결해주는 백을 딱 잘라서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죠. 내부 변화가 이뤄지면 외부 세계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외부 변화가 닥쳐오면 내부에도 파장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대·세운에서 생기는 내외 변화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는 스펙트럼으로 인식하는 게 옳습니다.

-

5장 「본간지」는 앞으로 설명할 6장 「천본·선천 십간」, 7장 「인간·후천 십간」, 8장 「지지·후천 십이지」의 개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본·인간·지지 셋 중에서 『메타명리학』이 주력하는 것은 역시 형이상학을 다루는 6장 「천본·선천 십간」입니다. 6장에서는 「하도·낙서」에 대해 궁리하고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합니다. 7장과 8장에서는 기존 명리학을 토土 위주로 새롭게 재해석하기도 하고, 기존 명리학의 치우친 견해를 비판하여 중심을 잡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본간지 위상의 철학적 탐구 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