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참되게 한다."
<임제록(臨濟錄)>
삶이라는 집에서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존재하며 알아차리는 내가 진정한 주인이고
매 순간 무상하게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각, 감정, 오감은 일시적인 손님이다.
집주인이 있기에 그 집에 들락거리는 손님과의 주객 관계가 형성된다.
집주인이 없으면 손님이라는 개념도 형성되지 않으며
집주인이 스스로 주인임을 망각하면 주객 관계에 따른 위계 질서가 설정될 수 없다.
알아차리는 본체가 있기에 생각, 감정, 오감이라는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알아차리는 주체가 있기에 생각, 감정, 오감이라는 대상의 존재가 가능해진다.
알아차리는 생명이 있기에 생각, 감정, 오감이 생명력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다.
알아차리는 의식이 있기에 생각, 감정, 오감이 원리와 정보를 가지고 지각된다.
생각, 감정, 오감이라는 작용이 있기에 알아차리는 본체의 존재 이유가 발생한다.
생각, 감정, 오감이라는 대상이 있기에 알아차리는 주체의 경영 능력이 발휘된다.
생각, 감정, 오감이 생명력을 갖고 활동하면서 알아차리는 생명이 다양하게 창조된다.
생각, 감정, 오감이라는 원리와 정보가 지각되면서 알아차리는 의식이 스스로를 다각도로 학습한다.
생각, 감정, 오감은 순수한 나 없이 불가능하고
생각, 감정, 오감 없는 순수한 나는 무의미하다.
순수하게 존재하며 알아차리는 나와 생각, 감정, 오감은 사실 둘이 아니며 떼어놓을 수 없다.
순수하게 존재하는 내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생각, 감정, 오감은 그 자체로 참되고 청정하다.
금으로 만든 그릇, 수저, 장신구가 모두 같은 금의 변형된 형태이듯
모든 강물이 결국 하나의 바다에서 모이듯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는 곳마다 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