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갑인(甲寅) 일주 : 불굴의 의지로 뻗어나가는 힘이 세상에 두려울 것도 없어 보인다. 그 무모함이 한편으로는 통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태로워서 보는 사람에게도 전율을 일으킨다. 희망찬 몰입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존재이니 함부로 먹잇감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2.을묘(乙卯) 일주 : 겉으로는 부드러운 듯 보이지만 안으로는 타협이 없는 주관으로 충만해있다. 에둘러가는 듯 수줍어 보이지만 사실 가장 빨리 도달하는 길을 기어코 찾아낸 것이다. 이러한 충만한 생명력으로 적응하지 못할 환경도 없을 것이고, 못 해낼 일도 없을 것이다.
3.병진(丙辰) 일주 : 커다란 열정의 에너지를 그 변화하는 과정까지 친절하게 화려하게 몽땅 보여주려고 한다. 설령 허세와 과장이 섞여있을 지 몰라도 그것이 언젠가 일종의 예언처럼 기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영감을 여한없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저 영광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4.정사(丁巳) 일주 :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정열의 에너지로 무슨 짓을 저지를 지 예측할 수 없다. 예상되는 이미지/분위기와 묘하게 뒤틀어져있는 실제의 언행이 당황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섣불리 예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보다 즐거운 관찰 대상이 없을 것이다. 계산 없이 막 저지른 짓이 치밀하게 계산한 것보다 더 그럴 듯한 결과를 만들어내니 말이다.
5.무오(戊午) 일주 : 그릇이 큰 이들은 무엇이든지 넉넉하게 받아줄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인 줄 알았던 일도 이들 앞에 가면 별 일 아닌 것처럼 싱거워져버린다. 표면적으로는 쿨하고 터프해보이지만 심층에 지닌 따스함이 보이지 않는 저편에서 무언가를 소화시키고 증발시킨다.
6.기미(己未) 일주 :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이들의 고집은 뭔가 모순적이다. 자신의 세계관에서 중심 잡힌 균형을 위해 특정 기준을 치우치게 고집하는 것이니 스스로도 주변 사람도 ‘이게 맞나?’ 싶어서 복잡해진다. 문명의 토대를 형성하는 규칙들도 여기서부터 만들어져 갈 것이다.
7.경신(庚申) 일주 : 그 일이 뭔지는 몰라도 누군가는 그 일을 꼭 해야만 한다면 이들에게 마음 놓고 그 일을 맡기고 싶다. 대쪽같은 결단력과 뚝심으로 일단 진행한 일은 무조건 해결할 것이고, 막아야 하는 일은 기필코 방어해낼 것이므로. 그러고도 당연한 일을 해낸 듯 별 다른 보상도 바라지 않을 것 같아서.
8.신유(辛酉) 일주 : 맵지만 맛있는 음식처럼 중독성이 있지만 곁에 있으면 약간은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치명적인 매력에 붙들려서 피치 못 할 상처를 기꺼이 감내한다. 서늘하고 단단한 의리 속에 들어있는 사랑에 간신히 닿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드러나는 방식이 아닌 드러나게 하는 본의를 읽어봐야 한다.
9.임술(壬戌) 일주 : 해일과 같이 휩쓸어내는 스케일과 깊이가 밸런스 붕괴를 일으킬 만큼 커다란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상대의 세력을 흡수해서 나의 힘을 부풀리니 원대한 일을 종결지을 만하다. 소중한 것을 쌓아서 저장하고 잘 지켜내니 풍족함이 마를 걱정도 없이 다음 세대로 순조롭게 전환되어 진화해갈 것이다.
10.계해(癸亥) 일주 : 소용돌이가 일으키는 혼돈은 질서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기도 한다. 성주괴공과 같이 모든 가치와 규율이 일단 파괴되어야 새로운 가치와 규율이 성립될 수 있다. 여기서는 선악과 진위, 미추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그 모호함이야말로 새로운(더 나은) 진선미를 만들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광인과 위인은 아마도 종이 한 장 차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