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한 Jun 14. 2023

'사주-운명의 코드' 답변①

질문 : 운명이 정해져있을지. 자유의지로 봐야할지. 좋은 예시가 궁금하네요 
(라이프코드 디스코드 멤버의 질문 中)


운명은 큰 틀에서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략적인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지 모든 개별구체적인 사안까지 완벽하게 결정되어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큰 틀 안에서 사건을 맞닦뜨리거나 만들어갈 때 가지는 구체적인 ‘의도’와 ‘과정’, ‘결과’는 최선부터 최악까지 유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운명이 변주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게 허용하되, 운명의 기본 악보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관점이랄까요.


저는 운명의 3요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1.첫째로 ’사주팔자(점성술 등)’는 운명의 형식으로 인생의 큰 틀, 대략적인 경향성을 알려준다고 생각하고

2.둘째로 ’카르마(인과법)’는 운명의 내용으로 인생의 큼직한 사건사고를 구성한다고 생각하며

3.셋째로 ’자유의지’는 운명의 변수로 삶을 대하는 태도(영성 지능)에 따라 인생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같은 사주팔자로 태어난 사람이라도 대체적인 성향이나 삶의 경향성은 어느 정도 비슷할 수 있겠지만, 카르마의 발현 내용(가장 기본적으로는 가족 등 핵심 인간관계부터 다르죠)과 자유의지의 발현 수준이 모두 다르기에 똑같은 운명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1+2는 과거에 이미 정해진 ‘결정론’, 3은 그때그때 현존하면서 새롭게 창조해갈 수 있는 ‘자유의지’이죠. 결정론과 자유의지가 서로 대립해서 모순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정반합의 변증법으로 함께 작용하면서 운명을 조화롭고 역동적으로 형성해간다고 생각합니다.


운명이 완전히 결정되어있다는 관점은 인간과 인생의 의미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고, 자유의지에 따라 무에서 유를 완전히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관점은 인간과 인생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보다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큰 틀과 경향성의 한계 안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경영하는 것>이 운명에 대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닐까 생각해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건, 카르마의 법칙을 제대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전생-현생-내생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윤회’와 우주의 인과법을 집행하는 ‘신성’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 있죠. 그래서 ‘영성’에 대한 공부와 체험 없이 운명을 논하는 것에는 어쩔 수 없이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첨부 이미지는 제가 예전에 책을 집필하면서 디자인해 본 도식인데 참고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분화×진화’의 이원성 ②원불교 철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