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눈길

by 은한

설날이라 고향 내려와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전형적인 한국의 20대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끼많은 아이들이 넘쳐났던 중학교 친구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인생을 살아가며 꿈꾸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술자리에서 나오는 얘기도 고등학교 아이들과는 빤하고 시시한 얘기로 점철되었던 반면에 중학교 친구들과는 각자의 의견이 부딪치면서 굉음이 커지고, 몇몇의 유머로 웃음이 한꺼번에 버무려지며, 또 감수성이 풍부한 한 아이는 눈물까지 보였다.


전형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가려는 친구들은 삶에 대해 더 진지하고 치열하게 사색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걸어오고 걸어나가려는 한발짝 한발짝은 그래서 한편의 스토리가 되었다. 사색은 또 다른 생각꺼리를 불러일으켜 우리를 충돌하게 만들었고, 스토리는 그만의 진정성에서 뭔지모를 감동을 자아냈다. 날카롭게 퍼지는 충돌은 냉정하고 현실적인 조언과 충고를, 부드럽게 감싸져오는 감동은 진심어린 격려와 응원을 보이게 만들었으며, 우리가 진정 우정이라 부를 만한 것은 다른 곳이 아니라 이런 데서 피어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과 생각이 정신없이 요동치는 그곳에서 살아있다는 감각을 더 진하게 느꼈다. 알코올은 육체와 정신을 둔화시키지만, 때로 그것이 먹혀들지 않을 뿐 아니라 생의 에너지로 더 충만해지는 술자리도 있음을 보았다.

작가의 이전글식단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