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외로워요?

by 은한

가끔씩 사람들이 물어온다. 서울에서 혼자 살면 외롭지는 않냐고.


안 외로워요.

1.외로울 틈이 없어요. 투잡 뛰고, 자기계발에 밥 세끼 챙겨먹고, 피로를 잠재우면 하루가 사라지는데요. '못' 외로운 거네요 이건.

2.틈이 생기면 즐겨요. 취미가 무지 많아져버려서 뭐부터 골라야할지 종종 난처해질 때가 있긴 하지만 여튼 즐기는 거죠.

3.외로움 자체를 즐겨요. 외롭다고 해도 그건 내게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에요. 그 감정 자체를 꼼꼼히 들여다 보고 곰곰히 생각해보고 촘촘히 느껴도봐서 이해하고, 만끽하고, 달래줘요. 그러면 대부분은 알아서 잘 떠나가고, 그래도 버티고 남는 애들은 나의 세포속에다가 저장해두죠 뭐. 언젠가 기쁨과 즐거움, 행복이 찾아올 때면 세포 속에 잠겨있던 외로움이 그것들과 함께 춤출 테니까요. 그것들을 더 밝게 빛내주기도 하면서.

작가의 이전글고구마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