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오행, 십성을 적용해보는 연습 혹은 강박을 보이고 있다. 어제 음악회를 갔을 때도 한참 생각해보니까 오행과 십성의 이치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음양오행 강의를 듣다보면 시간은 양, 공간은 음이라는 기초적인 내용이 나온다. 기초니까 전제로 그러려니 하고 넘기긴 했는데, 곱씹을수록 잘 이해가 안 됐다. 너무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이니깐. 음악회에서 음악을 들으며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예술회관은 고정되어 있다. 반면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고, 시간의 변화에 따라 지휘자, 연주자들의 힘의 작용 또한 바뀌게 되고 그로 인해 악기에서 나오는 연주 소리도 시시각각 다르게 흘러나온다. 고정된 공간은 음,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든 것은 양이니깐 이제 이해가 되었다.
더 들어가서 음악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오행별로 따져보자.
木-시작하는 부분이니깐 관계자의 입장에서는 이 음악회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추진하는 일이 된다. 그중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가지고 설계,기획하는 정신적인 부분은 甲木에 해당되고, 눈에 보이는 현실로 추진하는 과정이 乙木이 된다. 관객 입장에서는 음악을 듣고 싶다는 마음이 甲木이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티켓을 구매하는 과정이 乙木, 다시 음악회를 찾아가는 설레고 들뜬 마음이 甲木, 예술회관을 찾아 자리에 앉아 대기하는 것이 乙木이 되겠다.
火-목의 의지가 눈에 보이는 변화로 이뤄지는 것이다. 을목의 추진력을 이어받아 직접 음악을 열정적으로 시작하는 모습이 丙火. 음악이 어느정도 흘러 연주자, 관객 모두 집중하게 되고 마음으로 소통하는 음악의 절정이 丁火. 여기서 십성으로 들어가면 지휘자와 연주자는 자신의 기술, 재능을 식상으로 발현하고, 관객은 인성으로 음악을 받아들인다.
土-화의 열정이 진행되어 안정감있고 차분하게 갈무리된다. 정화의 열기를 지속하기란 음악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관객 입장에서도 과열된 집중이 부담스럽다. 연주자들은 지금껏 경험하고 연습해온 관성으로 긴장을 덜 수 있겠고, 관객들도 한층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게 된다.
金-토의 안정감을 기반으로 화의 에너지를 금이라는 결과로 마무리한다. 음악이 끝을 향해 달려가 마지막 구간이 시작되는 게 庚金, 그리고 마지막 음정이 끝나서 음악이 마무리 되는 게 辛金. 금이라는 숙살의 기운으로 결단을 내려야 온전한 한 곡의 음악이 나올 수 있다. 음악의 세계을 이제 차단하고 다시 현실 세계로 빠져나오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水-금의 마무리 이후에 남아있는 여운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 음악이 끝나는 순간 무의식 속으로 흘러온 음들의 잔상까지 멈추는 건 아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얻은 감정, 생각, 느낌들이 머릿속에서 활발하게 춤추며 관객들의 손뼉도 힘차게 부딪히고 있는 게 壬水, 그 여운마저 끝나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하기 시작하는 게 癸水. (계수가 음중의 음같지만 새로운 시작 양기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계수癸水 한자 안에도 양기를 뜻하는 하늘 천天 자가 들어가있듯이 분발지기가 강한 글자이다.)
음악회에서는 관객석은 조명을 꺼 어둡게 하고, 연주자들을 비추는 조명은 밝게 한다. 왜냐면 연주자들은 능동적으로 음악을 흐르게 하고, 관객들은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입장이니깐 음과 양을 설정, 배분해서 집중시키는 것이다.
연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객을 음이라 볼 수 있겠지만, 관객들 사이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 교감하는 양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 있고, 잠들어 있거나 멍한 상태의 음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 있다. 또 음중 양으로 적극적으로 잡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나처럼)
지휘자는 음악이 끝나고 다음 곡에 관한 스토리를 곁들이면서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과 지휘도 거의 점프를 할 정도로 힘차게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관을 잘 쓰시는 분일 꺼라고 추측했다.
투박하지만 오행을 십성으로 대입해보면
시작의 의지가 강한 木의 기운을 식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마무리의 결단력이 강한 金의 기운을 재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세상으로 드러나고자 하는 열정 火의 기운을 관성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끝난 후의 여운 水의 기운을 인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중재자가 되는 土의 기운을 본원(비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째 오행 순서가 어그러졌네 생각이 들었다가도
강의에서 금목이 시간, 수화가 공간.
일하는 게 금목, 정신적인 게 수화.
밖으로 나가는 양의 기운이 식재.
안으로 들어오는 음의 기운이 관인.
이런 얘기들이 이해가 되는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