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우연히 시작된 첫 수업
뉴욕에서 직장인으로 살아오던 내가
우연히 뉴욕에 거주하는 현직 발레리나 선생님을 만나
발레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평소 운동에는 관심이 많아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 운동 클래스를 들어왔지만,
댄스 수업은 사실 처음이었다.
수업을 듣고 싶다는 내 문의에
선생님은 뉴욕의 댄서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튜디오 몇 곳을 추천해 주셨다.
그중 회사와 가까운 다운타운 스튜디오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첫 수업을 하기로 했다.
댄스 수업이 처음이다 보니
복장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헬스나 요가할 때 입던 옷을 챙겨 갔는데,
예쁘게 발레 복을 입은 선생님 옆에 서 있으니
거울 속에 나는
흰색 박스 셔츠를 입은 물개처럼 보였다.
본 수업에 앞서
20~30분 정도의 충분한 몸 풀기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선생님을 따라 스트레칭을 시작했는데,
하루 9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바로 온 내 몸은
움직일 때마다 뼈가 우두둑 소리를 냈다.
나도 웃고,
선생님도 웃었다.
첫 번째 난관은 ‘서 있는 자세’였다.
사진 속 발레리나처럼
과연 저 화살표 방향대로 근육을 써서
몸이 움직일 수 있을까?
어깨는 내리고
가슴은 열고 (“발레리나에게 체스트는 얼굴이에요”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갈비뼈도 내리고
코어는 항상 단단하게
다리는 바깥으로 향하게 (턴아웃 = Turnout)
시선은 살짝 위로
이때 중요한 건
다리 바깥쪽 근육이 아니라
안쪽 근육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서 있기만 하는데
몸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발레의 기본 발 번호를 배웠다.
1번, 2번, 4번, 5번….
숫자로 불리는 발의 위치는 단순해 보였지만,
근육에 힘을 유지한 채,
정확한 발 동작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노력이었다.
먼저 서 있는 자세에서
발 동작 1번을 유지한 채
다리 전체는 골반으로부터
턴아웃 (Turn out) 자세를 유지한다.
그 상채에서
플리에(Plié)
그리고 그랑 플리에(Grand Plié)라고 하는
두 가지 동작을 배웠다.
무릎을 굽히는 발레의 가장 기본 동작이다.
발은 바깥으로 향한 턴아웃 상태를 유지하고
무릎을 발가락 방향으로 부드럽게 굽혔다가
다시 천천히 펴는 동작
정렬을 유지한 채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이 키포인트!
단순한 동작 같았지만
다리 전체를 바깥으로 유지하는 노력은
내 몸에 새로운 자극이었다.
처음 해보는 움직임인데도
이상하게
다리 안쪽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플리에를 끝까지 깊게 하는 동작이다.
턴아웃 자세 유지
무릎을 최대한 깊게 굽힘
내려갈 때 뒤꿈치는 자연스럽게 들리고
올라올 때 다시 천천히 서는 자세로 복귀
정렬과 균형을 유지하며 깊게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이 키포인트!
털썩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바닥을 향해 내려갔다가
다시 천천히 올라온다.
솔직히 말하면
첫 수업에서 이 자세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천천히 내려가기에
내 몸에 힘이 부족했고
하체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외에도 여러 웜업 동작을 배웠다.
땅드.... 롱드 뭔가...
프랑스어로 된 동작 이름들이 귀를 스쳐 지나갔지만,
선생님 동작을 따라 하느라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이야기는 추후 편에 쓰기로 하겠다.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이 첫 수업이 어땠냐고 물으셨다. 나는 내가 정확히 뭘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몸은 낯설었고 동작은 서툴렀지만, 이상하게도 다음 수업이 기다려졌다.
다음 편에서는
발레 기본 팔 동작에 대해 써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