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바, 앙아바, 앙오, 알라 스꽁드
오늘은 뉴욕에서 발레 스튜디오로 유명한
Gibney 890 스튜디오에서 수업을 하는 날이다.
건물 5층 스튜디오 안에는 여러 사이즈의 연습실이 있는데
탈의실 샤워실도 갖쳐저 있고 깨끗해서 좋았다.
밝은 발레 선생님과 30분 웜업을 같이 했다.
스트레칭도 천천히 집중해서 하니
생각보다 힘든 일이 더라.
가장 어색한 스트레치 동작은 다이아몬드 스트레칭 자세.
또는 개구리 자세 (frog stretch)이다.
손과 무릎(또는 팔꿈치)을 바닥에 대고,
무릎은 넓게 벌리고 발바닥을 서로 붙여
다이아몬드 모양을 만드는 동작이다.
이 스트레치는 허벅지 안쪽 근육(내전근)을 깊게 늘려
턴아웃과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부드럽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발이 맞닿을 수 있도록
선생님이 뒤에서 발을 잡아 주시지만
마음이 어색해지는 동작이다.
스트레칭 후, 동작에 들어갈 때 발 번호로 큐를 주신다.
선생님: "자~1번으로 설 까요?"
순간 두뇌 버퍼링이 왔다. 1번…? 발 1번…?
기억나는 발 모양을 차례대로 다 꺼내 보였다.
이건 4번 같고
이건 5번이고
3번은 남자용이라 해당 없고…
이 중 하나는 맞겠지 싶어서…
나도 웃고
선생님도 웃고.
1번 발 또는 퍼스트 포지션에서는
발을 넓은 V자로 두고
뒤꿈치를 서로 붙인다.
뒤꿈치가 자석이라서 서로 딱 붙는다고 상상하면 쉽다.
첫 수업에서 배운 턴아웃 (turnout) 동작이다.
- 앙바 (En bas) - down 또는 low의 낮은 자세라는 뜻
팔을 자연스럽게 내려서 둥글게
겨드랑이 사이에 계란이 있다고 생각하고
팔꿈치는 양 옆으로 유지
- 앙 아바 (En avant) - 앞 쪽으로 라는 뜻
앞쪽 가슴 앞에서 큰 공을 안고 있는 느낌
이때 팔꿈치는 옆으로 유지
- 앙오 (En haut) - 높이
어깨는 올리오지 않도록 누른 상태에서
머리 위로 동그라미 만들기
이때 팔은 길게 길게 ~
- 알라 스꽁드 (A la seconds) - 제2 포지션이라는 뜻
팔 안쪽이 보이도록
양 옆에서 누가 내 팔을 잡아당긴다고 생각하고
팔을 옆으로 넓게 그리고 길게 열기
선생님 동작을 눈으로 보고
따라 하는 수준이지만
9시간 연속 근무를 마치고
전혀 다른 세계의 취미를 가진다는 것
아무 잡생각 없이
내 몸에만 집중하는 1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 뉴욕의 저녁.
스튜디오 밖에는
발레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이 서 있었다.